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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입어보지 않아도 '핏' 되는 옷...'실제 사람' 주목하는 패션업계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10.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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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진짜 한국 남자, 한국 여자에게 맞는 옷 팝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평균 체형' 맞춤 마케팅이 한창이다. 비현실적으로 크고 날씬한 마네킹이 더는 소비자를 설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한 패션업계에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온라인의 경쟁력도 높이기 위해선 입어보지 않아도 '핏'되는 옷이 필요하다. 가늠자 역할을 할 현실 마네킹과 실제 소비자 리뷰는 시장에서 강력한 무기가 된다.

이랜드 패션 브랜드 스파오는 다음달 초부터 일부 매장에 선보일 마네킹을 남성 172.8㎝, 여성 160.9㎝ 크기로 만들었다. 한국 25~34세 남녀 평균 체형을 본뜬 것이다. 

이랜드 스파오가 선보인 평균 체형 마네킹. 맨 왼쪽과 맨 오른쪽은 기존 마네킹, 가운데는 평균 체형 마네킹이다. [사진=이랜드 제공]
이랜드 스파오가 선보인 평균 체형 마네킹. 맨 왼쪽과 맨 오른쪽은 기존 마네킹, 가운데는 평균 체형 마네킹이다. [사진=이랜드 제공]

이번 마네킹은 국내 1호 내추럴사이즈 모델 ‘치도’와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진행하는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신체 긍정) 캠페인 ‘에브리, 바디’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이랜드 측은 남성 190㎝, 여성 184㎝나 됐던 종전 마네킹은 평균 체형과 거리가 멀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익숙한 체형의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패션 업체 코오롱FnC도 평균 체형 공략에 나섰다. 방송인 조세호와 협업해 지난 3월 패션 브랜드 '아모프레'를 선보였다. 어깨너비, 소매길이 등 대한민국 평균 체형 사이즈를 고려한 것이 아모프레의 특징이다.

대한민국 평균 체형을 위한 옷이라는 타이틀로 첫선을 보인 ‘현실 기장 데님 팬츠’ 3종은 길이 수선이 필요 없는 바지로 주목받았다. 시중에서 파는 바지보다 10㎝ 정도 기장이 짧다. 코오롱FnC는 가을·겨울 시즌에 데님 재킷, 니트, 가디건, 코트 등 아우터와 상의를 중심으로 33개 아이템을 선보인다. 상의류도 어깨너비 등을 평균 체형에 맞춰 제작했다.

패션기업의 이러한 변화는 바디 포지티브 관념 확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획일적 사이즈를 벗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전에도 존재했다. 여성환경연대 등 7개 여성단체는 2017년  '바비인형' 체형의 마네킹과 의류 브랜드의 제한적인 옷 치수가 소비자에게 획일화된 몸매를 강요하고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불만족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체형의 마네킹 제작과 전시 △잡지 등에서 모델이 말라 보이도록 보정했다면 '수정된 사진'이라는 문구를 명시하도록 하는 포토샵 고지법 제정 △의류 브랜드가 다양한 치수의 옷을 판매토록 조치할 것 등을 제안했다. 

당시 이들의 주장은 '정형화된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면 판매율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밀려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타인의 시선이나 외적 아름다움보다 스스로 편안함을 중시하는 '탈코르셋' 바람이 불면서 소비자들의 판단 기준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무신사의 '핏 가이드' 서비스 [사진=무신사 홈페이지 캡처]
무신사의 '핏 가이드' 서비스 [사진=무신사 홈페이지 캡처]

패션 플랫폼 점유율 1위 무신사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입은 많은 양의 제품 사진 리뷰와 체형별 가이드가 차별화에 톡톡히 기여했다. 키와 체형에 따라 나눈 8가지 체형별 정사이즈와 오버사이즈 핏을 보여주는 '16핏 가이드' 서비스와 '360도 코디숍' 기능 등으로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일반 소비자의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무신사 매거진의 '스트릿 스냅'은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준다. 내 키, 내 몸무게, 내 체형에 이 옷을 입으면 대략 저런 핏이 나오겠다는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업계서 구매의사 결정은 '소비자 리뷰'가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패션기업이 실제 사람에 주목해 소비자 체형 고민을 해결하고 있다"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 제품이 한국인의 체형을 100% 반영하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 브랜드의 로컬라이징(지역화)은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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