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2-07 18:03 (화)
국내외 경형‧초소형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현대차의 공략 전망은
국내외 경형‧초소형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현대차의 공략 전망은
  • 김지훈 기자
  • 승인 2021.10.11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경형‧초소형 전기차에 무게를 두며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신차를 출시하거나 파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한국의 특수성 때문에 경형‧초소형 전기차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송‧배달 시장이 점점 확대되는 만큼 경형‧초소형 전기차의 비중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최종 배송 단계의 탄소배출을 절감해주는 자사의 테크 스타트업 브라이트드롭이 자신들의 첫 경량 전기 상용차(eLCV) EV600의 초도 물량 생산을 완료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이 경형‧초소형 전기차에 무게를 두며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브라이트드롭은 올해 출범한 GM의 비즈니스 브랜드 중 하나로, 상용 전기차와 전기 팔레트,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등 물류의 전 단계를 지원하는 제품군을 제공하고 있다. GM은 메리 바라 CEO(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을 통해 전기차 업계 최초로 운송 및 물류 회사가 상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송하도록 돕는 신규 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생산은 운송업체 페덱스 익스프레스에 납품하기 위해 배송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연말 시즌을 앞두고 적시에 이뤄졌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경형‧초소형 전기차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토요타는 지난해 12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모델로서 지방정부와 기업, 기타조직을 겨냥해 무게 690kg의 초소형 전기차 C+(플러스)팟을 출시했다. 도요타는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을 포함한 전기차 대중화 시스템 구축을 더욱 가속화하며 내년까지 개인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 6월 2023년까지 경형 전기차 미니캡 미브의 가격을 현행 2443만원에서 1955만으로 20% 낮춘다고 발표했다. 2인승 EV(전기차)를 제외하고 일본에서 출시되는 EV 중 최저가다. 가격이 저렴한 배터리를 장착해 판매가를 인하할 방침이다.

또한 유럽시장에서도 경형 전기차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주요 업체들이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고 판매량도 증가해 시장 비중도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폭스바겐, 피아트, 르노 등이 경형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며 판매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업체별로는 폭스바겐그룹이 36.7%, 스텔란티스 28.8%, 다임러 17.7%, 르노 16.7%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3개국이 경형 전기차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형 전기차의 판매호조는 차량 자체의 상품성 개선과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자연은 "유럽의 경형 전기차 시장은 환경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수단 또는 혁신제품 사용 자체에 중점을 두는 소비보다 실용적 소비가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확인해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며 "향후 주요 완성차 기업에서 경·소형차를 중심으로 보급형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주류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가격 절감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송‧배달 시장이 더 확대되는 만큼 경형‧초소형 전기차의 비중은 앞으로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쎄미시스코 제공]

국내의 경우 르노삼성의 트위지, 캠시스의 쎄보-씨 초소형 전기차, 쎄미시스코의 이브이-제타 경형 전기차 등이 판매 중이며,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 규모는 1200억원대로 아직은 크지 않지만 수요가 확실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형‧초소형 전기차가 확대되는 이유는 환경적인 부분과 각종 지원·혜택의 영향도 있지만 한국의 특수성인 배송‧배달 시장이 더 확대되는 만큼 경형‧초소형 전기차의 비중은 앞으로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형‧초소형 전기차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구촌에서 공통적으로 배송‧배달의 비중이 커지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또한 인터넷 설치·관리를 위한 서비스 차량 등까지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어 기업에서도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송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E-pit를 개소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국내 완성차 형제그룹인 현대자동차와 기아 역시 경형‧초소형 전기차 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에 발맞춰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국내시장에 출시한 경형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에 기반한 전기차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역시 EV6보다 작은 소형 SUV 형태의 EV4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2023년 그룹 내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 초소형 순수전기차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모델은 현대차, 기아 혹은 아이오닉 브랜드를 달고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 오토익스프레스 등 외신은 현대차그룹이 전기 모터와 기어 박스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미국 보그워너와 제휴를 맺고 2023년 중반까지 초소형 전기차 출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또한 보그워너는 전기 모터와 기어 박스를 하나의 유닛으로 결합한 새로운 통합 전기 구동 모듈을 현대차그룹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제작될 신차는 차체 길이가 3.5~3.7m에 불과해 초소형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보그워너 파워트레인 유닛과 자사의 모듈식 인버터를 결합해 현재 일부 시장에서 판매 중인 i10 가솔린 버전과 유사한 100마력 출력의 초소형 전기 SUV를 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멀리 내다보고 수소·전기차 대중화 환경 만들기에 나섰다.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이피트(E-pit), 수소충전소인 H무빙스테이션 등 기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보급되지 않은 지역이나 충전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에 투입되면 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고속 충전기 이피트의 경우 아이오닉5 상온기준, 초급속 충전 시 18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허정환 현대차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수소사회는 물론 전기차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경형‧초소형 전기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양적 성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위기를 극복하고 전기차 전환 가속화, 수소동맹 결성 등 지속성장 가능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전기차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전기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 협력을 위해 삼성·SK·LG그룹 수장과 회동하며 배터리 동맹을 맺어온 정 회장은 올해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며 전기차 수직 계열화라는 틀을 다졌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구미형 뉴딜 정책을 기반으로 2023년까지 노후한 1~4 산업단지를 첨단 기능과 친환경 특성을 입힌 스마트 그린 산단으로 만들 예정이다. 김천과 칠곡 등 인근 도시와 연계해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물류 산업 거점을 조성하는 산단 대개조 사업도 추진 중인 만큼 국내 경형‧초소형 전기차 시장의 선점을 놓고 완성차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