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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과징금 취소소송 승소...차라리 운항정지가 낫다?
제주항공, 과징금 취소소송 승소...차라리 운항정지가 낫다?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1.10.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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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허가 없이 위험물을 나른 제주항공에 과징금이 아닌 운항 정지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국토교통부가 소송을 이어갈 실익이 낮은 만큼 법리 검토 과정을 거쳐 다음주 중 재처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징금과 운항 정지 중 어떤 처분이 제주항공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27일 법조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김국현)는 제주항공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제주항공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과징금이 아닌 운항 정지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앞서 제주항공은 2018년 4월부터 5월, 인천과 홍콩을 오가는 노선에서 20차례에 걸쳐 항공안전법상 위험 품목인 리튬이온배터리(ELI) 또는 리튬메탈배터리(ELM)가 들어 있는 장비 546개를 운송했다. 이 사실이 국토부에 적발돼 과징금 12억원을 부과받았다. 

이에 제주항공은 그 처분이 위법하다며 지난 3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ELI나 ELM이 들어 있는 장비가 허가를 필요로 하는 위험물인지 법령이 명확하지 않고, 위험물 표찰도 필요치 않아 위험물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제주항공 측 주장이다.

법원은 화물 적하목록 등에 국제기술 지침상 예외적으로 취급되는 위험물이 표기돼 있다며 제주항공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행법에서는 항공사가 허가 없이 위험물을 운송하면 6개월 이내의 운항 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운항 정지가 이용객들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100억원 이하의 과징금으로 갈음하도록 한다.

국토부는 "과징금 처분 당시 여객 수 감소에 비해 화물 운송은 감소하지 않았고, 코로나19 백신접종 시작으로 국제 항공운송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돼 운항 정지 처분이 이용자 등에게 심한 불편을 줄 수 있다"며 운항 정지가 아닌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인천~홍콩 노선의 물동량과 제주항공이 차지하는 비중, 운항 정지 처분 시 다른 항공운송사업자의 대체 가능성, 국제 항공운송의 추이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운항 정지가 타당하다고 봤다.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진 만큼 국토부가 운항 정지를 위한 소송을 이어갈 가능성은 낮아졌다.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국토부가 재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운항 정지 대상이 인천과 홍콩을 잇는 노선만인지 전체 노선인지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업계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과징금 취소소송을 냈다가 되려 운항 정지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노선 이용이 제한적이고, 일부 구간에 대한 운항 정지만 내려진다면 제주항공으로선 과징금에 대한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운항 정지 시 예상 손해 등을 묻자 "국토부의 재처분이 결정돼야 이와 관련된 입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