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격탄을 맞아 역대 최악의 실적을 보였던 국내 정유업계가 올 들어 3분기에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주력사업인 정유업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확연한 개선세를 보였고, 윤활유 사업 호조와 정제마진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정유업계는 연말까지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738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맞았을 때와는 정반대 결과다.
정유4사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같은 기간 흑자전환했고,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정유사업이 회복세로 돌아오고, 윤활유 사업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면서 618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1조627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도 지난 3분기 윤활기유·석유화학에서 영업이익이 5494억원을 기록,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제품 판매 가격이 오르면서 전분기 대비 6% 늘었다.
GS칼텍스는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정유사업 실적 개선과 윤활유 사업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 9조791억원, 영업이익 397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4%, 영업이익은 33.9% 늘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유가와 제품 크랙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1815억원, 영업이익 1731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55.7%, 영업이익이 391.8%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이같은 호실적을 거둔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정유사업이 회복세로 들어섰고, 윤활유를 중심으로 한 비정유 사업과 정제마진의 개선이 이뤄진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업황 자체가 국제유가 상승속도에 맞춰져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면서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와 여행업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는 것으로 인해 연말까지도 정유사들의 호실적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운임, 동력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뜻하는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호실적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배럴당 7.73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말(8달러) 수준보단 떨어졌지만 정제마진 손익분기점(배럴당 4~5달러)를 안정적으로 넘어섰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정유4사의 3분기 누적 합산 영업이익은 5조6385억원을 기록했고, 연간 영업이익 7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서야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나 조급한 마음도 들지만 올해 연말까지 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기에 이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가 내년도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본격화하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이 이뤄지면서 정유사들의 수출도 확대일로를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