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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스타 2021, 게임팬들은 다시 만나 반가웠나요?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11.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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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지스타 2021이 지난 21일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잠시 멈췄던 오프라인 행사가 2년 만에 재개되면서 그 기대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스타를 방문한 부산의 지인들과 게임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지스타 2021에 참석한 이모(부산진구‧37)씨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행사보다 재미가 없었다"며 "현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볼거리가 우선 부족했고 게임 체험환경이나 이벤트, 선물 등등 모든 것이 이전만 못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2019년 기자가 지스타 현장 방문했을 때만 하더라도 행사가 진행된 부산 벡스코는 '축제의 장'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화려했다. 게임팬 스스로가 코스프레, 개인방송 등을 통해 현장을 즐겼고, 그 분위기는 고스란히 관람객에게 영향을 미쳐 지스타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굳이 게임팬이 아니더라도 분위기에 취해 하나의 축제로 느낄 수 있었다. 이때 역시 이전보다 못한 지스타라는 말이 돌기는 했다. 그만큼 갈수록 지스타의 열기는 식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

이번 지스타 2021의 공식 슬로건은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였다. 코로나 장기화 속에 2년이라는 공백이 크게 와닿으며 간절함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시 만나서 정말 반가운지 머릿속에 물음표가 그려졌다고 했다. 주요 게임사들의 BTC(일반관) 부스 참여가 줄어들고 방역 강화로 야외, 기타시설이 허용되지 않은 이유도 있었지만 예년에 비해 볼거리가 많이 줄었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업계이 한 관계자는 "볼거리가 줄었고 팬들과의 소통도 많이 부족했다”며 "게임사들도 지나치게 B2B(기업간 거래)에 치중했다"고 전했다.

팬들로선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불참을 선언하는 순간부터 올해 지스타는 맥이 빠진 상태였다. 앞서 지스타조직위원회가 더 적극적으로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또 다른 관람객인 이모(부산 기장군‧32)씨는 "게임사와 관람객이 융화되기보다 따로 겉돌고 있는 느낌"이었다며 "신작 공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니케: 승리의 여신' 체험공간이 기억에 남고 대부분 이미 출시한 게임에 집중해 참가하면서 그게 큰 의미가 있나 생각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1이 2년 만에 현장 개최됐다. 지스타 현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지스타의 본질은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에 있을 터다. 이런저런 목소리를 들어보노라면 결국 지스타조직위원회도 게임사들도 전시회라는 취지에 맞게 그 본질의 시작은 게임에 있고 관람객들과의 소통에 집중해야 했음을 잠시 잊었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위드 코리아(단계적 일상 회복)로 부푼 게임팬들의 기대감을 과연 얼마나충족시켰는지 되돌아볼 대목이기도 하다.

게임이 주가 돼야 할 공간이지만 어찌 된 게 신사업이 더 각광받았다. 메타버스는 물론 NFT(대체불가능토큰)‧P2E(플레이투언)으로 뜨거웠던 올해의 지스타였다. 시대 혹은 업계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게임팬들의 입장에서는 주객이 전도된 부분은 아닐까.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BTC관에 40부스 이상 규모로 참가한 게임사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그라비티, 엔젤게임즈, 시프트업이 전부다. 부스에 나서지 않은 게임사들 중 일부는 B2B로 참여했다. 한국 게임산업을 엿볼 수 있는 이 상징적인 전시회에 게임사들의 참가가 저조했다. 게임사들도 참여하지 않는 행사에 과연 관객들이 찾아야할 이유가 있는지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심지어 코로나19 특수로 수혜를 입은 게임사들이 정작 주 고객인 게임팬들에게는 소홀했다는 점은 아쉽게 다가온다. 이 무대가 축제의 장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팬들과의 소통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신작발표가 더 이뤄져 전시관 입장 전부터 기대감과 설렘을 팬들에게 남겨줬으면 어땠을까. 이와 함께 체험과 이벤트 등도 좀 더 강화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하다면 자연스럽게 게임 팬들은 다시 지스타로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3N를 포함한 수많은 게임사들이 게임팬들과 어우러져 예년 축제의 활기를 다시 불어 넣는 지스타 2022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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