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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록 적자' 해외사업 접는 홈쇼핑업계...타업종과 손잡고 신사업 주력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1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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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홈쇼핑업계에서 한때 미래먹거리로 낙점했던 해외법인 청산이 이어지고 있다. 애초 기대와 달리 운영할수록 적자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민이 깊어진 홈쇼핑업계는 해외가 아닌 국내 유망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홈쇼핑 기업들이 연달아 해외사업 철수를 진행 중이다. 2019년 말 호주에 자회사를 세운 현대홈쇼핑은 호주 법인 '오스트레일리안쇼핑네트워크(ASN)'를 정리하기 위해 지난 8월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ASN은 만성적자를 내며  현대홈쇼핑 연결 실적을 깎아 먹었다. 올 상반기에는 연결기준 76억원의 매출과 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호주 비대면 서비스(이커머스 포함) 시장이 급성장하는 과중에도 좀처럼 시장에 안착하지 못해 자본잠식에 빠졌다. 호주 법인 영업활동을 여러 차례 고민한 현대홈쇼핑은 결국 추가 증자가 아닌 철수를 결정했다. 현지 홈쇼핑사의 견제와 TV 시청률 감소 등 시장 환경 변화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국내 TV홈쇼핑 업계 최초로 호주 TV홈쇼핑 채널 ‘오픈샵(Open Shop)’을 개국했던 현대홈쇼핑 [사진=현대홈쇼핑 제공]
국내 TV홈쇼핑 업계 최초로 호주 TV홈쇼핑 채널 ‘오픈샵’을 개국했던 현대홈쇼핑이 호주 법인을 청산한다. [사진=현대홈쇼핑 제공]

업계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동방CJ' 홈쇼핑사업을 론칭하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CJ온스타일은 지난해 필리핀과 멕시코, 말레이시아에 이어 올해는 중국 사업까지 철수했다. 사실상 해외사업을 접은 것이다.

아시아와 유럽·중동을 잇는 지정학적 메리트를 공략하고자 2012년 터키 미디어그룹 MNG와 손잡은 GS홈쇼핑도 수년간 적자를 거듭하다 사업을 청산했다. 지난 2월에는 해외 법인에 상품을 조달해주는 중국 자회사 ‘GS구(상하이)상무유한공사’를 정리했다. 

외형 확장을 위해 해외로 나간 국내 홈쇼핑업체들은 현지 홈쇼핑사와의 경쟁에서 밀려 쓴잔을 마셨다. 업계에선 친숙성과 접근성이 중요한 홈쇼핑사업으로 현지 업체와 경쟁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결과론적 분석이 나온다. 

해외법인을 정리한 홈쇼핑사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유통업계 지형도가 크게 바뀌고 있는 가운데 타 업종과 손잡고 신사업에 진출하는 행보도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7일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에 250억원을 직접 투자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투자는 롯데홈쇼핑의 비전인 '퍼스트 앤 트루 미디어커머스 컴퍼니' 추진의 일환이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급성장한 콘텐츠 플랫폼 시장을 공략해 미디어커머스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모바일 앱에서 드라마·예능 콘텐츠 스트리밍 채널 '엘플레이'를 론칭하고, 유명 셀럽을 활용한 '셀럽 커뮤니티' 플랫폼도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CJ온스타일은 화장품 전문 제조사 코스맥스와 손잡고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공동 진출한다. 코스맥스가 맞춤형 화장품 제조를 위한 신규 설비, 진단에 맞춘 처방 프로그램 등 상품 제조를 하면 CJ온스타일은 브랜딩 및 상품 판매를 비롯한 전반적인 상품 마케팅을 진행한다. 양사는 유통, 생산, R&I(연구·혁신) 전반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초록뱀미디어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이 초록뱀미디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미디어커머스 기업 역량을 키운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홈쇼핑사들이 미래 성장력을 평가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것은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미디어커머스 역량을 강화해 달라진 유통환경에 대응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홈쇼핑사들이 처한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중소기업 상품 30.1%, 전체 상품 28.7%를 기록했다. 판매수수료율은 3년 연속 줄어드는데 유료방송사들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는 매년 20% 이상 늘었다.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쿠팡, 쓱닷컴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사업 영역을 무한 확장하며 시장을 침범하고 있다. 

홈쇼핑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법인 무용론은 업계에서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주장"이라며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홈쇼핑사들은 최근 비효율 사업을 정리하고 유망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자체 상표 강화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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