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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발 부동산 연쇄 디폴트 위기에 中 지준율 인하...223조원 '실탄' 동원효과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1.12.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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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급격한 경기 둔화 속에 360조원대 채무를 진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순을 밟자 중국이 긴급 대응조치로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금융기관에 223조원 규모의 실탄을 긴급동원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디폴트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이어지기 전에 돈줄을 풀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웃도는 부동산 산업의 급격한 둔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상하이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6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문을 통해 오는 15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하 후 중국 금융권의 평균 지준율은 8.4%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시중에 1조2000억위안(223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 인민은행의 추산이다.

이번 지준율 인하는 헝다가 지난 3일 밤 공시를 통해 디폴트를 사실상 예고한 직후 발표된 것이어서 헝다 채무 위기에 대한 긴급 조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준율 인하는 부동산 관련 채권 디폴트로 부실채권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은행권의 충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인민은행은 헝다가 공시한 직후 성명을 통해 "헝다 위기의 주요 원인은 스스로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맹목적인 확장을 추구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제 달러채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비교적 성숙하고 관련 문제를 처리할 명확한 법적 규정과 절차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인 부동산 기업의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정상적 융자 기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헝다의 디폴트와 이에 따른 부동산 개발 업체의 연쇄 디폴트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1조9665억위안(364조원)에 육박한다. 이 중 헝다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자금은 5000억위안가량으로 전체 부채의 4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헝다의 부채 중 192억달러만 역외 달러 채권이다. 나머지 채권은 중국 금융기관과 기관 투자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소유한 형태다.

중국 인민은행 청사. [사진=EPA/연합뉴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중국 은행권의 전체 자산은 45조달러(5경3190조원)이다. 중국 당국은 헝다의 부채는 많지만 중국 은행권 전체 자산 규모와 비교했을 때 제한적 수준이라고 봤다. 헝다 부채가 특정 금융기관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돼 있고 헝다 디폴트 사태가 심각한 양상을 보이더라도 은행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헝다의 공식 디폴트가 중국 부동산 업계의 연쇄 디폴트 사태로 번질 경우 은행권에 미치는 충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헝다 사태가 전체 부동산 업계 위기로 번지는 사태를 방지하려고 시장에 장기 유동성 공급을 단행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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