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우린 공짜 테스트숍이 아니다"...화장품 본사 온라인 집중에 오프라인 매장은 '적막'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12.08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샤넬코리아 노동조합이 파업에 나선다. 샤넬이 온라인 판매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테스트숍'으로 전락한 매장의 기여도를 인정하라고 요구하면서다. 화장품업계가 온라인을 키우면서 매출 유출이 발생한 오프라인 매장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소속 샤넬코리아 지부는 불합리한 임금체계를 바로 잡고 안전한 일자리를 보장받기 위해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샤넬코리아 지부는 오프라인 매장의 온라인 매출 기여 노동을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소연 샤넬코리아지부장은 "우리의 요구는 분명하다. 성과 이익을 회사만 독식하지 말고 합당한 임금을 지급하라"고 말했다. 

샤넬코리아 노동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샤넬코리아 본사 앞에서 휴일수당지급, 합당한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무기한 전면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샤넬코리아 노동자들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샤넬코리아 본사 앞에서 휴일수당지급, 합당한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무기한 전면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 중심 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샤넬도 이에 맞춰 공격적인 온라인 판매 전략을 수립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까지 입점했다. 그 결과 2019년 3.8%에 불과했던 샤넬코리아의 화장품 온라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2.5%까지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21.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의 온라인 유출로 본사와 브랜드숍, 입점 매장이 갈등을 겪는 것은 샤넬만의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중반 브랜드숍을 꾸준히 늘려온 화장품 브랜드가 같은 상황에 부닥쳤다.

미샤, 더페이스샵, 네이쳐리퍼블릭, 토니모리 등은 지속적인 매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4222억원) 27% 감소한 3075억원이다. 영업손실은 679억원을 기록했다. 토니모리는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1134억원으로 2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이 나질 않으니 폐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업종 폐점률은 28.8%로 주요 도·소매업종 중 가장 높다. 네이처리퍼블릭의 가맹점수는 2018년 247개에서 139개로 약 44% 줄었다.

미샤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7월 코로나19 대응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에 가입해 본사의 온라인 판매가가 가맹점의 본사 매입가보다 저렴하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다만, 제품의 특성상 매장을 찾아 상담, 샘플 시연 등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게 일상화된 것이다. 

문제는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에 의한 부진인 만큼 딱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매장과 상생을 도모하기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국외의 사정도 비슷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로드숍 이니스프리 매장 폐점 계획을 꾸준히 밝혀 왔다. 

이와 관련해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헬스앤뷰티 시장이 올리브영 독주 체제로 재편되는 가운데 개별 브랜드숍 확장은 무의미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라며 "오프라인 매장 수를 줄이고 자사몰 재정비와 이커머스 입점, 협업을 통한 당일 배송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