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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막말남, '오늘은 나, 내일은 너!'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1.06.2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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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막말남, 세상에 이럴 수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어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단 말인가? 지하철 막말남 사건은 이 시대, 한때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렸던 ‘아침의 나라’ 대한민국 이 땅에 사는 이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더욱이 지난해 12월30일 한 젊은 여성이 지하철 노약자석에서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에게 막말을 퍼붓던 지하철 막말녀 사건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해 그 충격은 더할 수 없이 크다. 어디 그 사건뿐이랴? 노인에 대한 공경이 아니라 공격(?) 사건은 최근 비일비재하게 목도된다.

 

이미 지하철에서 아이를 만졌다는 이유로 할머니를 폭행한 사건이 큰 충격파를 던진 터여서 충격체감의 법칙이 적용될 법도 한데 워낙 그 위력이 초 메가톤급인지라 오히려 엄청난 상승작용을 불러일으킨다. 다리를 꼬지 말라는 노인의 충고에 폭언과 행패를 부린 지하철 막말남, 이 사건의 씁쓸한 전말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예부터 어른들에게 공경과 예의를 표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고, 이것이 큰 자랑으로 여겨졌던 이 나라가 갑자기 이런 지경에 빠진 것은 왜일까? 한 철학자의 말마따나 물질주의에 빠진 나머지 가장 근본인 정신을 잃은 까닭일까. 지하철 막말남 사건의 전모를 살펴본 다음 이런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지하철 막말남, 천상천하 유아독존?
지난달 22일 유튜브-. 이곳에 노인에게 폭언을 하는 지하철 막말남 동영상이 올라와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 동영상을 올린 이는 "오후 5시경 수원 가는 전철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 다가가 촬영한 것입니다.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노인에게 욕을 퍼붓는데요. 이래도 되는 것인가요?"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젊은 사람이 나이 많은 노인에게 욕을 하네요.'라는 제목의 이 지하철 막말남 동영상을 보면 한 젊은이가 다리를 꼬고 앉지 말라고 충고하는 노인에게 온갖 폭언을 퍼부으며 행패를 부리는,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기가 막힌 광경이 펼쳐진다. 4분 15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지하철 막말남’은 "쳤잖아? 안쳤어? 웃긴 XX네. 경찰서 가?"라면서 "서울역에서 안 내리면 죽여 버린다. 끌고 간다. 알았냐? 사람 잘못 건드렸어"라고 폭언을 서슴지 않아 보는 이들의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또 이를 보고 참다못해 말리는 나이 많은 어른들에게도 안하무인의 막말을 쏟아낸다.

# 허위 유포자는 누구?
해당 동영상이 공개된 후 지하철 막말남에 대한 비판과 비난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그의 신상 정보가 알려진 것은 불과 몇 시간이 지난 뒤였다. 이름은 물론 어느 대학, 어느 학과, 몇 학년인지, 현재 어느 학원에 다니는지 알려졌다. 지하철 막말남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트위터를 통해 열심히 퍼 나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하철 막말남이 재학 중이라고 알려진 해당학교인 한양대는 사실무근이라면서 지난 27일 남성의 신원 허위 유포자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한양대는 전날 오후 서울 성동경찰서에 지하철 막말남 '동영상에서 노인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젊은 남성은 한양대 기계공학과 재학생 변○○씨'라는 허위 정보를 유포한 이를 찾아 처벌해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 늙음은 낡음인가?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이 고압축 경제성장과 발전을 이루면서 노인에 대한 공경의식이 점점 퇴색해 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요즘 동안열풍만 봐도 그렇다. 언제나 젊은 것이 아름다우며 좋은 것으로 포장된다. 또 현대 소비사회에서 헌 것보다는 새 것이 숭배되기도 한다. 나이 듦은 노쇠이고 실패, 비참함, 병약함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정치적 성향 역시 젊으면 개혁 진보이고 나이 들면 보수 꼴통(?)으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신자유주의 체제의 효율과 경쟁이라는 냉혹한 원리 속에서 늙음은 곧 퇴출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 분위기와 함께 우리의 내면에는 늙음은 곧 낡음으로 여기며 경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 같이 반성해봐야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통하는 이어령 박사는 과거 ‘디지털 강국서 한 발짝 더…한국문화와 융합하라’라는 제하의 신문 기사에서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을 죄악시해서는 안 됩니다. 이 지상에서 우리보다 잘 사는 사람이 많지만 남의 가슴에 못질하지 않고 피 눈물 흘리지 않게 하고 이 만큼 사는 대한민국 같은 나라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세요.”

노학자의 말이 귓전에 울린다. 지하철 막말남 사건을 계기로 우리 안에 또는 우리 사회 안의 늙음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해야 할 때는 아닐까?

#노인의 인권을 보장하라!
최근 아이를 만졌다는 이유로 할머니를 폭행한 사건부터 노인에게 행패를 부린 지하철 막말남 사건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노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눈물겨운 일인지 일깨워 준다. 비록 일부 사건이긴 하나 대한민국의 현재를 있게 한 이들이 단지 늙었다는 이유로 이처럼 홀대받고 무시당해야 하는 것일까? 사실 노인들이 바라는 것은 자식들의 효도도 아니고 사회적인 대접이나 공경도 아닐지 모른다. 노인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최소한의 인권 존중은 아닐까? 만일 그들이 젊었다면 지하철 폭행녀와 지하철 막말남이 이처럼 안하무인격으로 폭행과 폭언을 서슴없이 했을까? 늙으면 인권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인가?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스웨덴 공동묘지의 한 비석에 새겨져 있다는 금언이다. 인간은 누구나 늙고 죽는다는 충고를 담고 있다. 오늘 되로 주고 내일 말로 받지 않기 위해선 우리 주변의 노인 인권을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정우섭기자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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