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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자살, 학력 학벌주의 사회의 덫?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1.11.1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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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을 전후로 ‘수험생 투신’ 또는 ‘수험생 자살’이라는 제목의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게 되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수능 시즌만 되면 반복되는 수험생 자살 사건들. 그들을 대체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이며, 누구를 탓해야 하는 것일까?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총 12년에 걸쳐 갈고 닦아온 학업의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 바로 수능이다. 그 긴 시간의 노고들을 단 하루 만에 심판받아야 하기에 수험생의 압박감과 부담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지독한 학벌 학력사회에서 그날 하루의 컨디션과 운에 따라 자신의 일생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수험생 자살 소식이 날아들었다. 재수생인 열아홉 살 A군은 수능 시험 당일인 10일 오전 6시쯤 대전시의 한 건물 앞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수능 시험에 대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와 스스로 이 건물 옥상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아버지가 아침까지 돌아오지 않는 A군을 찾아다니며 이곳저곳을 헤매다 중상을 입은 아들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그의 곁에 남은 것은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뿐이었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같은 날 수능시험을 치른 고3 수험생 자살 소식이 또 터져 나왔다. 10일 오후 6시50분께 전남 해남군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이 머리에 큰 상처를 입은 채 숨져 있는 열아홉 살 B군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파트 12층 옥상에서 그의 가방과 소지품이 발견된 점에 근거해 그가 수능시험을 마치고 집 인근 아파트 옥상에 올라와 자살한 것이 아닌지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달 26일 오전 6시께 광주 서구 금호동 모 빌라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 C(17)군의 사체가 발견됐다. 그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것은 “삶의 의미가 없다”는 내용의 쪽지. 경찰은 평소 학업에 대한 중압감을 토로하던 C군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실로 수험생 자살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의 '2011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4세 청소년 10명 중 7명이 전반적인 생활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더한다. 청소년 10명 가운데 1명꼴로 성적과 진학 문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2009년에는 2008년보다 무려 47%나 급증한 202명이 자살했다. 우리나라 10∼20대 사망원인 가운데 1위가 자살일 정도다. 청소년 사망원인은 1999년까지만 해도 운수사고가 가장 많았으나 10년 만에 자살이 1순위로 올라섰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청소년 자살자 수가 15.3명이며 청소년층의 사망자 10명 중 4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번에 잇단 수험생 자살 등 도대체 무엇이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이렇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일까? 이는 일등만 인정하는 승자독식의 치열한 경쟁 사회로 인해 대학 진학과 취업에 목 맬 수밖에 없는 각박한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쟁 중심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제대로 잉태하지도 못한 채 무조건 좋은 대학, 좋은 성적, 좋은 자녀를 강요받아 온 청소년들이 벼랑 끝에 몰려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살이라는 한 가지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물론 청소년 자살의 이면에는 교우관계나 왕따 문제, 가정의 불화 등 다양한 요소가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꿈을 먹고 사는 청소년들이 현재의 자신을 평가받을 수 있는 요소로 성적이라는 단 한 가지에 집착하게 하고 이것이 현실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이루지 못할 때 지극히 절망할 수밖에 없게 하는 구조다.

특히 수능을 전후로 하여 수험생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 수 없다. 부모의 기대와 학교에서의 위신 등이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못할 경우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수능 중압감에 시달리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험생 자살이라는 것은 처절한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사회의 우울한 한 단면을 드러내 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깊은 우려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수능이 끝나고 성적이 발표되고 나면 또 다시 많은 수험생들이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부모는 자신의 자녀에게 ‘괜찮다’, ‘힘내라’의 말 한마디를 건넬 준비를 해야 한다. 부모와 교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수험생들을 절망의 나락에서 구원하는 가장 힘센 동아줄이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 사회적으로 입시전쟁에 내몰린 그들을 구할 방도를 적극적으로 강구해내야 하지 않을까.

한편 소설가 이외수씨가 11일 트위터에 수험생 자살 현상에 대해 큰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실패한 시험은 인생에 돋아난 여드름에 불과하다"면서 "시험에 몇 번이나 실패하고도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남겨 화제를 모았다. 이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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