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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남 심의결과,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1.11.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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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남 심의결과, 결과보다는 이유를!

요즘 KBS 2TV ‘개그 콘서트’의 인기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이 뜻하지 않게 ‘양성 평등 침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심의결과 애정남 코너가 ‘남성을 조롱하는 불쾌한 내용을 방송했다’는 남성들의 민원에 대해 ‘문제없음’의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체 이게 뭔 소리일까? 문제의 발단은 지난달 23일 애정남 ‘데이트 비용 지불’편이다.


최효종(25), 이원구(28), 류근지(27), 신종령(29)이 출연하여 매주 일상의 애매한 상황들에 대해 기발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애정남’은 이날 방송에서 연인관계의 남녀가 얼마씩의 데이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을 소재로 코너를 꾸몄다. 그 가운데 특히 문제가 된 것은 “한국 음식이면 여자가, 외국 음식이면 남자가 데이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발언이다. 최효종은 이에 대해 “김치찌개라도 배추의 원산지가 외국이면 남자가 내야 한다”는 식의 디테일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결국 여성에 비해 남성의 데이트 비용 부담이 훨씬 큰 셈이다. 이 방송 후에는 “이날 애정남 코너 소재 자체가 남성을 조롱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는 내용의 민원이 60여 건이나 접수될 정도로 큰 파장이 일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30조항에 따르면 “성에 대한 부정적이고 희화적인 묘사 또는 왜곡, 성차별적 표현에 대해 고정관념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남성들의 반발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애정남 개그의 소재는 어디까지나 개그일 뿐 그 자체의 현실성을 고려해서는 곤란하다”며 “실제로는 공평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것이 마치 공평한 것처럼 여기게 하는데서 오는 아이러니를 코미디 소재로 사용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즉 애정남 심의결과, 풍자와 해학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코너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양성 평등 침해’라는 다소 무거운 느낌의 주제가 ‘애정남’이라는 개그 코너에서 불거져 나온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얼마 전 ‘애정남’은 스킨십을 소재로 하여 남자를 ‘검은 동물’로 지칭하며 “아무 생각 없다가도 스킨십을 하면 생각이 바뀐다”는 식의 내용을 방송해 남성들을 뿔나게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상영 중인 김하늘, 장근석 주연의 영화 <너는 펫>역시 남성을 애완동물로 묘사해 인격을 모독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남성연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너는 펫>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히며 “여성이 ‘주인님’으로 남성이 ‘개’로 설정된 관계 자체가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가 다분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만약 관계를 역으로 하여 여성이 남성 주인에게 복종하고 애교부리는 영화였다 해도 이것을 ‘멜로’, ‘로맨스’라고 부를 수 있겠냐는 물음도 함께 제기했다. 즉 재미를 위해서 누군가의 인격이 모독되어서는 안 되며 남성과 여성이 존엄과 가치를 지닌 상호 평등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 요지였다. 이것은 지난 11일 ‘스펀지’의 커플 실험에서 제기된 민원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스펀지 커플시험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반드시 보호해야한다는 식으로 방송돼 남녀의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사실 남성들의 이러한 역차별 의식을 ‘피해망상’ 혹은 ‘과잉 반응’으로 치부해버리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실제로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가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남녀 총 2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남녀 10명 가운데 남자 8명, 여자 6명이 성역할 구분이 없어진 남녀평등 사회변화 속에서 남성이 오히려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남녀평등이라는 이름 아래 특혜를 요구한다'는 질문에 남자 77.3%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자 57.3%도 남녀평등 시대 남성이 오히려 차별을 받고 있다고 수긍했다. 이는 차별을 받는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들까지도 현대의 남성들이 차별받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다소 흥미로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애정남 심의결과는 ‘문제없음’으로 판명 났지만 남성들이 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결코 억지는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개그는 개그일 뿐 진지하지 말자”는 것에는 공감하면서도 남성들이 조금 가여워 보이는 것은 왜일까? 한편에선 양성평등의 시대를 부르짖으면서 또 한편에선 여전히 남녀 성역할을 강조하면서 남성에게 큰 짐을 지우고 있는 분위기 탓은 아닐까? 이안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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