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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 항균녀, '깔끔'도 병이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1.11.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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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을 넘어 결벽증에 달하는 집착을 지닌 화성인 항균녀가 화제다. 한쪽 손에 항상 들려있는 스프레이 항균제는 이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됐을 정도다. 화성인 항균녀의 결벽증, 도대체 어느 정도이기에 그런 것일까? 이래도 문제는 없는 것일까?

지난 22일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는 항상 100%의 무균상태를 추구하는 항균녀 정연경씨가 출연했다. 그녀에게 있어 세균이란 혐오 그 자체였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자신 주변의 살균을 위해 한손으로 입과 코를 막고 항균 스프레이를 뿌려대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다. 길거리 음식을 먹지 않고 사람들의 침이 튀지 않기 위해 멀찍이 떨어져 대화하는 것은 보통 일이다. 항균녀의 결벽증은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대목에서 더욱 절정에 달한다. 먼저 화장실 문고리에 항균 스프레이를 뿌린 후 휴지를 손에 말아 문고리에 손이 닿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여는 것이 첫 번째 과정이다. 다시 변기 위해 휴지를 깔고도 엉덩이가 변기에 닿지 않도록 살짝 뗀 채 볼일을 보는 것이 마지막 과정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공중 화장실에 득실대는 세균이 자신의 살을 뚫고 들어올 것 같다는 것이 항균녀의 설명이다.

 

이어 현재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항균녀는 샤워 시간 역시 기본이 2시간을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욕실이 너무 더럽게 느껴져 샤워기는 물론, 세면대, 바닥까지 깨끗이 씻은 뒤에 샤워에 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다른 사람의 물이 조금이라도 몸에 튀면 처음부터 다시 씻어야 한다고. 이러한 항균녀의 도를 지나친 결벽증은 박휘순의 1일 스타일리스트 체험 영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평소 그다지 깔끔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박휘순을 처음 만난 화성인 항균녀의 첫 인사는 “그다지 깨끗해 보이지 않는 이미지네요”였다. 한마디로 박휘순에게 굴욕을 안겨준 셈. 이어 화성인 항균녀는 악수를 권하는 박휘순 손에 항균 스프레이를 뿌리는가 하면 메이크업 도중에도 박휘순에게 “침 튀니까 말 하지 말라”고 하는 등 그를 경악케 했다. 또한 메이크업 도구와 대기실 의자 등 자신의 몸에 닿는 모든 것을 시종 항균 스프레이로 소독하는 모습을 보여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항균녀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결벽증도 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나치게 깔끔한 것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결벽증은 그 증상이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고통을 주게 된다면 이를 엄연한 병증의 하나로 봐야 한다. 화성인 항균녀 역시 “그녀의 몸에서는 항균 스프레이로 인해 알코올 냄새만 난다”거나 “식당에 가서 유별나게 숟가락을 씻어대고 식탁위에 절대 수저를 내려놓지 않는 행동은 보는 이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주변인들의 불평을 고려한다면 그녀 역시 결벽증이라는 하나의 질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균녀와 같이 결벽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주변에 먼지 한 톨 인정하지 않는 깔끔함은 물론이고 모든 것들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어야만 마음이 놓이게 된다. 결벽증 환자의 욕실에는 각이 서있는 수건이 앞뒤 길이를 맞춰 정확한 위치에 걸려 있고 수건은 한번밖에 사용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사용한 비누를 드라이기로 말려 비누통에 물이 고이지 않게 하기도 한다. 물론 샤워 후에 한방물의 물기도 용납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이러한 증상이 심해질수록 결벽증은 본인 스스로를 지치게 한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무려 30년동안 결벽증을 앓아온 40대의 영국 여성이 탈수와 피부병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사건이 보도되기도 했다. 세균 강박증에 시달린 여성은 증상이 심할 때는 한번에 20시간에 가까운 샤워를 하기도 했다. 결국 강박에 가까운 결벽증이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아보 도오루는 자신의 저서 ‘면역처방101’에서 “인체의 장관 속에는 세균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이러한 일정 수준의 자극으로 면역체계는 활성화되는 것이다. 또한 일정량의 세균이 새롭게 들어와야만 장내 세균이 유지된다.”면서 “결벽증으로 세균을 몸에 들여놓지 않는 생활방식은 과립구의 비율을 떨어뜨리고 반대로 림프구를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인제의 혈중 과립구와 림프구는 언제나 길항관계에 있기 때문에 림프구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 사소한 항원에도 반응해 알레르기 질환이 쉽게 생긴다.”고 말한다. 또 그는 “알레르기 반응은 항원 이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로도 유발되기 때문에 병적으로 깔끔을 떠는 결벽증은 신경과민이 되어 알레르기 질환을 더욱 악화시킨다. 결과적으로 결벽증은 알레르기 체질을 조장하고 그 체질을 더욱 부채질하는 스트레스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화성인 항균녀와 같은 여성의 결벽증은 병증임에 틀림없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누구나 가벼운 정도의 결벽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책상 위를 깨끗이 해야 한다는 생각, 책꽂이의 책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어야 한다는 정도의 의식은 어린 시절부터 받아온 일종의 도덕 교육에 의해 누구나 가지게 되는 보편적인 결벽증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화성인 항균녀과 같이 “유난스럽다”는 인상을 심어주게 되는 것은 본인의 행동이 지나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청결해 집착하게 되는 것이 원인이다. 따라서 이러한 결벽증을 고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 자신의 과도한 집착에 대해 발상을 전환하고 조금 더 유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안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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