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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아닌 '배우' 김정난의 재발견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2.09.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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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무대의 배경처럼 조연연기를 해온 배우들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무대의 배경이나 조연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배경이나 조연배우들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다. 드라마, 영화, 연극을 비롯한 모든 극에서 주인공이 빛날 수 있는 것은 이런 조연배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확 눈에 띄지 않지만, 극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조연으로 꾸준히 연기를 해온 배우가 있다. 최근 대세 ‘배우’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김정난이다. 김정난은 최근 종영한 SBS 신사의 품격과 KBS 각시탈에 출연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김정난에게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 준 것은 단연 ‘신사의 품격’의 박민숙이었다. 박민숙은 서울 강남의 스트리트 전체를 소유한 갑부 여성으로 까칠한 듯 인간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샀다. 김정난은 박민숙이 홍세라와 신경전을 벌일 때, 곤경에 처한 문제 학생에게 설득력 있는 충고를 할 때, 그리고 바람둥이 남편에게 집착하는 자신이 싫다며 이혼을 요구할 때, 매순간 박민숙을 가장 잘 드러냈다.

그녀는 시크하고 도도한 박민숙을 표현하기 위해 값싼 명품 의상을 찾아 매주 동대문 시장을 누볐다고 한다. 더불어 박민숙에게 딱 맞는 선글라스를 고르기 위해 300여개의 선글라스를 써 보는 등 박민숙 역을 연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

사실 김정난은 20년간 연기를 해오면서 모든 역할, 모든 작품에 이러한 노력을 해왔다. 김정난은 박민숙을 통해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에 대해서도 “늘 해오던 일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니 기회를 잘 잡은 것 같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실제로 1991년부터 TV 드라마에 출연하기 시작한 김정난은 ‘내일은 사랑’, ‘왕과비’, ‘사랑을 할거야’, ‘개와 늑대의 시간’, ‘불꽃’ 등 미니시리즈, 아침드라마, 단막극을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더불어 청춘로맨스, 사극, 공포스릴러 등 여러 장르의 다양한 역할들을 마다하지 않고 해냈다. 그런 김정난이 출연한 드라마는 크고 작은 역할을 불문하고 줄잡아 30여 편이 넘는다.

김정난은 천상 배우였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공부할 때부터 동기들은 물론 교수님들까지 김정난의 연기에 놀라워했다고 한다. 그녀는 대학시절 워크샵 공연으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에 출연했다. 당시 뛰어난 연기로 촉망 받던 학생이었던 그녀는 자신이 뭔가 큰 역할이 주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했으나, 목수 역을 맞게 되어 실망한 적도 있었다. 이후로 그녀는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어쨌든 미모가 뛰어나야 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김정난은 스타가 되기보다 연기자,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로 그녀는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스타가 아니라 어떤 역할이라도 묵묵히 해나가는 배우가 되었다.

김정난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대학 동기인 고현정, 이미연이나 공채동기인 이병헌 등이 엄청난 스타가 되었는데, 불안한 적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런 불안감은 느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여기에 김정난은 다시 한 번 배우가 되고 싶었지 스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제 40대에 들어선 배우 김정난은 나이 앞에 장사 없다며 마사지도 받고, 관리도 받으면서 미모관리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배우에게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두려운 일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그녀는 여배우에게 있어 40대는 눈빛이 깊어지는 나이라고 말했다. 좀 흠집이 났어도 갖다 놓으면 멋지고 품격이 있는, 다시 말해 손때가 묻으면 더욱 빛을 발하는 골동품과 같은 나이라고 말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끌어냈다. 눈빛이 그윽해진 골동품 같은 배우 김정난이 있어 팬들은 기쁘다.

그렇게 20년간 한결같이 명품 연기를 보여주는 골동품 같은 배우 김정난이 앞으로도 스타가 아닌 ‘배우’로써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소원기자 /사진=SBS, 김정난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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