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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LS그룹 초대회장 별세...'아름다운 승계'와 '대나무 마디론' 리더십 재조명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2.02.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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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범(汎)LG가인 LS그룹의 초대 회장으로 ‘사촌형제 경영’의 전통을 다진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76세.

LS그룹은 구자홍 전 회장이 11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 지순혜 여사와 장녀 구나윤 씨와 벤처투자사 포메이션9그룹 구본웅 대표 등이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졌다.

고인은 1946년 경남 진주에서 6선 의원과 국회 부회장을 지낸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4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동생 구태회 명예회장의 뒤를 이은 범LG가 2세 경영인이다.

1965년 경기고, 1973년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마친 뒤 큰아버지 구인회 회장의 부름을 받아 1973년 LG상사의 전신인 반도상사(LX인터내셔널)에 입사했다. 1991년 금성사(현 LG전자) 대표이사에 이어 1998년 부회장, 2002년 LG전자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10년 동안 LG전자 CEO로서 디지털 전환의 초석을 다져 '디지털 CEO'라는 애칭을 얻었다.

고(故)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 [사진=LS그룹 제공]
고(故)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 [사진=LS그룹 제공]

고인은 2003년 구인회 회장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구태회 회장, 구평회 E1 명예회장,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3형제가 LG그룹에서 전선 부문을 계열 분리해 2003년 새출발한 LS그룹의 초대 회장직을 맡았다. 2004년부터 9년 동안 LS그룹 총괄경영 첫 주자로서 현재 재계 13위로 성장한 그룹의 기틀을 세우고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전기·전자, 소재, 에너지 분야의 인수합병 강화, 해외진출 확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사세를 확장, 회장 재직 기간에 매출 4배, 영업이익 3배, 기업가치 7배 신장을 이뤘다. 현재 대세가 되고 있는 친환경 사업도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LS그룹은 계열분리 당시부터 회장직 승계에 있어 창업 1세대가 ‘사촌형제 공동경영’ 원칙을 세웠고, 고인은 2013년 구평회 회장의 장남 구자열 회장에게 회장직 바통을 넘겨준 뒤 LS미래원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 장자 순환 승계의 약속은 구자열 회장이 9년 경영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11월 구자은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다시 넘겨주면서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다.

고인이 솔선해 실천한 9년 주기의 그룹 공동경영은 형제 사이의 경영권 다툼이 잦은 재계에서 모범 사례로 꼽히는 ‘아름다운 리더십 승계’ 전통으로 다져진 것이다.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구자은 회장이 '사촌형제 경영승계' 원칙에 따라 세 번째 그룹 회장직을 맡게된 LS그룹 가계도. [그래픽=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구자은 회장이 '사촌형제 경영승계' 원칙에 따라 세 번째 그룹 회장직을 맡게된 LS그룹 가계도. [그래픽=연합뉴스]

그룹 경영에서 고인은 지론인 ‘대나무 마디론‘으로 계열사간 협업과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2012년 올해의 경영자 대상을 받은 뒤 “대나무가 꺾이지 않는 것은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각 마디를 이루고 있는 전 세계 LS그룹 계열사가 본격적인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휘자'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한대로 협업의 리더십으로 성장을 이끌었다.

2011년에는 LS파트너십을 선포했는데, 내부적으로 존중과 배려, 신뢰를 기반으로 주인의식을 가진 인재들이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외부적으로는 열린 마음으로 협력해 동반 성장해 가자는 LS그룹의 고유한 경영철학을 담아냈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불비타인(不比他人)’을 가훈으로 삼았던 고인은 타인의 단점보다 장점을 볼 수 있는 ‘밝은 사람’을 그룹의 인재상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소탈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며, 임직원 화합과 건강한 기업문화 정착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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