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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에게 착한기업이란?

  • Editor. 김민주 기자
  • 입력 2022.04.0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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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주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경영의 화두를 넘어 이제는 사회적 트렌드가 돼가고 있다.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는 제품 구매 시 기업의 ESG경영 실천여부를 중요시 인식하며 ‘가심비’를 가성비보다 우선시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세대가 지향하는 ‘가치소비’ 대상이 되는 ‘착한기업’, 즉 ESG경영에 대한 대응을 가장 잘하는 국내 기업으로는 유한킴벌리, 풀무원, 오뚜기 등을 꼽았다. 국내 많은 기업들 중 이들 기업이 MZ세대로부터 긍정 평가를 이끌어낸 원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MZ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실시, 3일 발표한 'MZ세대가 바라보는 ESG경영과 기업의 역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64.5%)은 ESG를 실천하는 착한기업 제품이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MZ세대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했다.  [사진=우리금융 제공]
MZ세대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했다.  [사진=우리금융 제공]

특히 MZ세대는 '가치소비를 반영하는 신조어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개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 추구·46.6%)를 가장 많이 꼽아 제품 구매 시 성능보다 심리적 만족을 더욱 중요시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미닝아웃'(가격 품질 외 요소 통해 개인 신념 표출·28.7%), '돈쭐'(돈으로 혼내주는 구매운동·10.3%), '플렉스'(자랑 과시형 소비 7.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MZ세대가 제품의 품질, 가격 등 객관적 요소 외에 주관적 가치를 소비에 크게 반영하는 것으로, 이는 기업의 사회적 평판과 ESG활동 등을 상당히 의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조사의 세부 항목으로 '기업의 바람직한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통상적인 기업의 역할인 '일자리 창출'(28.9%)보다 '투명윤리경영 실천'(51.3%)이라는 응답이 22.4%포인트 높게 나왔다. 공정·정의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인식과 특성이 반영됐다는 대한상의 측 분석이다. 이밖에 '환경보호'(13.2%), '국가 성실납세'(2.1%), '봉사활동'(3.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 'MZ세대가 CEO가 된다면 기업경영의 최우선 목표를 어디에 둘까'라는 질문에는 '기업경쟁력향상'(82.1%), '기업문화·근로자복지향상'(61.1%), 'ESG경영실천'(60.3%)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반면 '값싼 양질의 제품생산과 서비스 제공(36.8%)', 주주 권익 보호'(23.4%)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MZ세대들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바탕으로 ESG경영에 대한 대응을 가장 잘 하는 국내기업으로 삼성, SK, LG, 오뚜기, 유한킴벌리, 풀무원, 현대차를 꼽았다. 이들 기업 가운데 소비자 장바구니를 책임지는 기업들의 경영 실태를 살펴보자.

유한킴벌리는 1984년부터 38년 동안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국·공유림에 54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고 가꾸어 왔다. 이 캠페인은 나무심기를 통해 실업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의 공익캠페인으로 외환위기 때도 중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아름다운숲 발굴, 숲속학교와 탄소중립의숲 조성, 산불 훼손지 복원, 20여년 지속된 몽골 유한킴벌리숲 조성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해 오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20여년 동안 황사의 발원지 중 하나인 몽골에  유한킴벌리숲을 가꾸는 등 사막화방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 몽골 내 토진나르스 지역은 '끝없는 소나무 숲'이라는 뜻으로 과거에 소나무가 울창했던 곳이었지만 1990년대 두 번의 큰 불로 황폐화되며 사막화가 가속화된 곳이었다.  [사진=유한킴벌리 제공]
유한킴벌리는 지난 20여년 동안 황사의 발원지 중 하나인 몽골에  유한킴벌리숲을 가꾸는 등 사막화방지를 위해 노력해 왔다. 몽골 내 토진나르스 지역은 '끝없는 소나무 숲'이라는 뜻으로 과거에 소나무가 울창했던 곳이었지만 1990년대 두 번의 큰 불로 황폐화되며 사막화가 가속화된 곳이었다.  [사진=유한킴벌리 제공]

하기스는 유한킴벌리 생활혁신연구소를 통해 개발돼 전량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생산기지인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은 스마트매뉴팩처링을 통해 제품 품질과 공정을 실시간 관리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하기스는 국제적인 공정무역 기준에 맞게 생산된 지속가능한 소재와 기술력을 통해 지구환경을 위한 제품 혁신과 더불어, 이른둥이용 초소형 기저귀 무상 제공사업 등을 통해 약 800만 패드가 넘는 기저귀를 취약계층 이웃들과 나누는 등 ESG 경영 실천을 위해서도 진정성 있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 진재승 유한킴벌리 사장은 지난해 취임과 함께 '우리는 생활-건강-지구환경을 위해 행동합니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비즈니스 전반에서의 성장과 변혁을 추진해 왔다. 특히 CEO 직속 ESG 위원회를 출범, △탄소중립경영체계 마련 △환경경영 이행관리 △지속가능제품 혁신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등 사회공헌 임팩트 증대 △준법·윤리경영 강화 등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실천해 오고 있다.

오뚜기의 오랜 사회공헌활동은 업계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30여년 동안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2012년부터 장애인 학교와 장애인 재활센터를 운영하는 밀알재단의 ‘굿윌스토어’와 △오뚜기 선물세트 조립 작업 임가공 위탁 △굿윌스토어 매장 오뚜기 제품 기증 △오뚜기 물품 나눔 캠페인 △임직원들의 자원봉사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오뚜기는 라면업계 최초 라면용기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기를 도입했다. [사진=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라면업계 최초 라면용기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표기를 도입했다. [사진=오뚜기 제공]

특히 지난해 9월엔 라면업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과 취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오뚜기 컵라면 제품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 이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이외 포장규격 개선, 포장재 재질 변경, 친환경 소재 적용을 통한 지속가능한 포장기술을 개발해 전 제품에 확대 적용해오고 있다.

또 지속가능경영 조직인 ‘동반성장팀’을 신설해 하도급 거래 협력사의 공정거래관리와 지속가능경영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오뚜기는 비정규직 고용을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기업의 고객만족, 감동 CS프로세스는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풀무원은 업계에서 ‘ESG우수기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 식품업계 최초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주관 ESG평가 5년 연속 통합 A+등급,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수여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식품기업 유일 16년 연속 선정되는 등 대외적인 지표도 이에 힘을 싣는다. 특히 생산직의 임금체계를 개선해 산업화 시대의 유물로 일컫는 호봉제를 노사 합의로 폐지하며 모범 성공 사례를 이끌어 내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풀무원이 종합식품기업 중 유일하게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돼 ‘2018 노사문화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박남주 풀무원식품 대표가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이 종합식품기업 중 유일하게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돼 ‘2018 노사문화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박남주 풀무원식품 대표가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의 이 같은 ESG평가는 1981년 한국 최초의 유기농 가게 ‘풀무원농장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인 기업의 시작과 함께 한다. 원경선 창업주는 국내에 처음 유기농 농법을 도입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2018년 창사 이래 33년간 지속했던 오너경영 체제를 마무리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섰다.

경영권을 창업주의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승계해 한국 기업사에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에는 식물성 단백질이 주목받는 가운데 '식물성 지향 선도 기업'을 선언하며 식물성 식품과 동물복지 식품 확대를 위한 기술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0년부터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해 진행해온 ‘바른먹거리 교육’ 중 6-13세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교육은 현재까지 누적 교육인원 17만명에 달한다.

세 기업들의 공통된 특징은 ESG경영이 화두가 되기 오래전부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공익사업과 경영행보를 꾸준히 이어 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오랜 기간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착한기업’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따금 발생했던 식품 이물질 이슈, 직장 내 괴롭힘, 대리점 갑질논란 등 잡음에도 불구하고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들은 정보력과 소통 능력이 강해 기업의 표면적인 ESG경영에 속지 않는다. 기업의 경영철학을 기반한 진정성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다만, ESG경영이 간혹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 등에만 치중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진정한 ESG모범 기업이라 하면 ESG 즉 환경·사회·지배구조 전반을 모두 충족하는 경영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이재혁 ESG연구센터장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를 따지는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비슷한 품질이라면 ESG를 실천하는지가 구매기준이 되는 등 자신의 신념에 맞는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며 "디지털세대답게 사회관계망(SNS),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기업의 ESG 이슈가 쉽게 대중들에게 공유될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은 ESG경영에 보다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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