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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어디까지 알고 있니? (上)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5.0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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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건물 짓는 현장이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인부는 보이지 않고, 기존 건축 현장에서 잔뜩 쌓아놓던 온갖 종류의 자재도 보이지 않는다. 그라인더로 철근 자르는 소리, 인부들의 합 맞추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큰 기계에 달린 노즐이 시멘트를 뿜으며 자로 잰 듯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한층 한층 벽이 쌓아 올려지고 어느새 뚝딱, 건물이 완성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차세대 기술로 조명받으며 급격히 부상한 3D 프린터로 건물을 제조하는 현장이다. 노즐에서 재료를 뿜어 층층이 쌓아 올리는 이러한 방식을 ‘적층제조’라 한다. 적층제조는 3D 프린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3D 프린터.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3차원 프린터’다. 2차원 평면 종이에 문자나 그림을 인쇄하는 기존 프린터와 달리 3차원 입체 모형을 찍어내는 기술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존 프린터가 잉크를 주재료로 했다면, 3D 프린터는 플라스틱, 세라믹, 석고, 수지 등 다양한 경화성 소재를 사용한다. 노즐로부터 뿜어진 재료가 시간이 지나면서 단단히 굳는 방식이다.

제작 단계는 만들고자 하는 대상을 캐드(CAD) 등의 소프트웨어로 설계하는 △3D 모델링, 노즐을 통해 재료를 뿜어내 설계대로 물체를 제작하는 △프린팅, 산출된 제작물에 보완 작업을 가하는 △피니싱으로 구분된다.

3D 프린팅은 이미 작은 생활용품에서부터 거대한 구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저렴한 비용, 빠른 속도로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불필요한 제조 공정이나 재료의 낭비, 재료의 유통 단계가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다만 재료를 층별로 쌓아 올리는 적층제조 특성상 완성된 후 별다른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는다면 재료를 쌓은 층들이 눈에 띈다는 점, 아직은 프린팅 재료의 종류가 제한된다는 점, 높은 품질을 요구하는 제품일수록 내구성이나 정교함이 기존 제품보다는 다소 떨어진다는 점 등은 향후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국내 건설사들도 3D 프린팅의 잠재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건축용 3D 프린팅 시공사업부를 신설한 에이치앤아이엔씨(HN)는 최근엔 국내 최초로 3D 프린팅을 이용해 실제 거주 가능한 공간을 구축했다. '코너스톤 프로젝트'로 명명된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가로 7.5m, 세로 3.6m 규모의 원룸 형태의 주거 공간이 제작됐으며, 건물 벽체를 쌓아 올리는 데 12일이 걸렸다.

HN의 3D프린팅을 적용한 '코너스톤 프로젝트' 공사 현장 [사진=HN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HN의 3D프린팅을 적용한 '코너스톤 프로젝트' 공사 현장 [사진=HN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코너스톤 프로젝트'로 완성된 주거공간 [사진=HN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코너스톤 프로젝트'로 완성된 주거공간 [사진=HN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그렇다면 이렇게 제작된 건물의 안전성은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 재료 낭비 절감이나 신속한 제작도 좋지만, 정작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과연 그 안에서 누가 살려고 할까.

이와 관련해 HN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건설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강도는 20~25메가파스칼(㎫)인데 비해 HN이 3D 프린팅 구조물 제작에 사용한 콘크리트의 강도는 40㎫이 넘는다. 즉 2배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3D 프린팅이라고 하면 맨땅에 콘크리트를 곧바로 쏜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와는 달리 타설과 골조작업도 병행하므로 안전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또 “HN은 3D 프린팅 건설로는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반도건설, 올해에는 삼성물산과 협업해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일부 구조물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D 프린팅은 향후 미래 주거 공간 구축에 상용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업계 선두주자로서 HN도 지속적으로 노력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롯데건설을 비롯, 국내 종합건설사들도 3D 프린터를 활용해 현장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3D 프린팅의 장점인 제작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에 주목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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