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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퀸 미소 되찾은 전인지, 다음 '덤보 도약'은 그랜드슬램의 전설로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06.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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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메이저 퀸’이 부활했다. ‘플라잉 덤보’ 전인지(27)가 자신의 슬럼프도, 한국의 메이저 무관 징크스도 모두 털어냈다.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 한때 은퇴까지 고민하기도 했던 메이저 여왕은 44개월 만에 챔피언 포효로 1년 6개월 만에 코리안 시스터즈의 메이저 우승 갈증까지 씻어내며 화려한 비상을 알렸다.

전인지는 27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파72·6831야드)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정상에 올랐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3라운드 내내 지켜온 선두 자리를 한때 내주기도 했지만 뒷심으로 버디 2개, 보기 5개를 묶어 3오버파 75타를 적어내 챔피언 세례를 받았다. 나란히 4언더파 284타를 기록한 미국의 렉시 톰슨과 호주동포 이민지를 한 타차로 제치고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제패 이후 3년 8개월 만에 정상을 정복했다.

전인지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면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전인지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면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특히 2016년 혼다 LPGA 타일랜드, 2017년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톰슨에게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빚까지 갚으며 통산 4승째를 올렸다. 2016년 롯데 챔피언십에서 이민지에게 우승컵을 내줬던 전인지로선 이달초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을 석권한 동포의 기세를 꺾어낸 것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

전인지는 2015년 US여자오픈,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석권에 이어 통산 4승 중 메이저 무대에서만 3승을 챙겨 ‘메이저 퀸’의 미소를 되찾았다.

올 시즌 한국선수들의 우승 행진은 고진영, 김효주, 지은희에 이어 4승째로 늘어나며 미국과 우승횟수에서 동률을 이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12월 지각 개최된 US여자오픈에서 김아림이 정상에 선 이후 한국선수들이 도전했던 메이저 그린에서 지난 시즌 11년 만의 전멸 등 ‘7전 8기’로 이뤄낸 무관 탈출이어서 전인지는 ‘메이저 퀸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인지는 2013년 데뷔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쌓은 10승 중 3승, 2015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올린 2승 모두를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하면서 ‘큰 무대의 큰 승부’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골프 본토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갔다.

큰 귀를 펄럭이며 하늘을 나는 미국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기 코끼리 ‘덤보’처럼 환한 미소를 잃지 않고 긍정의 힘으로 도전을 이어나갔지만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전인지는 LPGA 투어 통산 준우승을 11차례 기록했는데, 깊은 부진의 수렁에 빠진 2019년부터 세 시즌 동안 준우승 한 번 없었을 정도였다. 메이저 무대에서도 2016년 에비앙애서 우승한 이후 27차례 도전에서 톱10 진입은 3번에 그쳤고, 컷탈락은 6차례나 당했다.

하지만 투어 일정이 자주 중단된 코로나 팬데믹 때 자신을 돌아보고 특유의 긍정 마인드를 추스르는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은 끝에 올해 들어 3월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준우승으로 부활의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 67위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해까지 네 시즌째 연간 상금이 100만달러도 못 넘겼지만 이번 우승으로 135만달러 잭팟을 떠뜨려 단숨에 상금랭킹 2위(181만달러)까지 치솟았다.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마지막 18번 홀 퍼팅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린 전인지는 공식 우승 인터뷰에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골프를 그만두고 싶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원래 팬들과 소통을 많이 했는데, 응원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내가 부족해도 끝까지 포기 안 하고 응원해준 팬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환한 미소로 인사를 전했다.

전인지는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해 ‘덤보’ 도약을 꿈꾼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대한 도전 의지다.

그는 ”메이저대회에 참가하면 도전정신을 느끼게 된다. 더 많은 집중력을 발휘하게 만든다"며 "메이저 3승을 했으니 또 다른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계속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 내 앞에 놓인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는 5개 메이저 대회 중 4개 타이틀을 수집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비망록에 이름을 새기게 된다. 전인지는 오는 8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AIG 브리티시 여자오픈이나 내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트로피를 추가하면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메이저 대회를 7차례나 석권해 LPGA 명예의 전당에 올랐던 한국여자골프의 개척자 박세리(한국인 통산 최다 25승)도 1개 대회가 모자라 이름을 올리지 못한 꿈이다. 한국선수로는 통산 21승 중 7승을 메이저 그린에서 수확한 박인비(2008~2015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영광 도전이다. 

LPGA 통산 기록을 분석해보면 역대 메이저 우승 횟수에서 박인비(공동 7위), 박세리(공동 14위)에 이어 전인지는 공동 23위에 랭크돼 있다.

통산 7번째 기록 보유자가 된 박인비 외에 미국의 루이스 석스(1946~1957년), 미키 라이트(1958~1962년), 팻 브래들리(1980~1986년), 줄리 잉스터(1984~1999년), 호주의 캐리 웹(1999~2001년), 스웨덴의 안니카 소렌스탐(1995~2003년)만이 그랜드슬램의 전설로 남아 있다. 현역인 박인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레전드들이어서 전인지가 박인비만큼 ‘메이저 여제’ 명성을 이어간다면 향후 동반 가입도 가능할 수 있다.

전인지는 브리티시 오픈에서 2016년 공동 8위, 2020년 공동 7위로 두 번 톱10에 든 적이 있지만 지난해엔 컷탈락했다. 셰브론 챔피언십의 경우 2016년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이후 2019, 2021년 컷을 통과하지 못했고 지난달에는 공동 25위에 머물렀다.

LPGA 투어 도전 10시즌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 문턱까지 다다른 전인지가 3년 넘는 슬럼프를 극복하며 재도약 의지로 미소를 되찾은 만큼 다음달 약속의 땅 프랑스 에비앙의 예열을 거쳐 스코틀랜드에서 영광의 기록 달성을 위해 끌어올릴 자신감이 더욱 시선을 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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