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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5위로 밀려난 현대카드, 그 짙은 그림자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2.08.23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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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천옥현 기자] 현대카드는 상반기 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카드사다. 지난 5월부터 금융권 최초로 상시 재택근무를 도입하며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상반기 현대카드 순이익은 떨어지며 업계 4위 자리에서 밀려났고, 직원 생산성도 업계에서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2분기 민원율도 전년 대비 54% 증가하면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처]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처]

23일 카드사 7곳(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중 상반기 기준 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현대카드로 나타났다. 현대카드 직원 보수는 상반기까지 평균 7700만원이다. 이는 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낮은 삼성카드(4500만원)보다 70% 이상 높다. 

현대카드 미등기임원 보수도 2억3000만원에 달해 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도 상반기 보수로 25억3000만원을 받아 카드업계 ‘연봉왕’의 자리를 지켰다. 

현대카드는 직원 평균 보수뿐 아니라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도 앞서가는 회사로 통한다. 현대카드는 지난 5월부터 금융권 최초로 상시 재택근무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부서별 업무 특성에 따라 재택근무율을 정하고, 직원이 원하는 날짜에 재택근무를 선택하게 하기 위함이다. 

또 지난 6월에는 첫 거점 오피스인 ‘디지털 오피스 강남’을 오픈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직원들의 출퇴근 부담을 줄이고 강남, 판교 지역 테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세간에서는 정보기술(IT)업계 근무방식을 금융권인 현대카드에서 과감하게 도입한 것이 현대카드가 추구하는 혁신적 이미지와 맞는다며 호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현대카드가 직원들에게 주는 연봉과 자율성에 비해 직원 생산성은 업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을 전체 직원수로 나눠 계산한 생산성은 7개 카드사 중 현대카드가 가장 낮다. 1인당 월 순수익은 하나카드(2702만원) △신한카드(2696만원) △KB국민카드(2632만원) △삼성카드(2610만원) △우리카드(2436) △롯데카드(2018만원) △현대카드(1303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1인당 월 순수익이 높은 하나카드와 2배가량 차이를 보인다.

카드업계 상반기 직원 1인당 순이익 [사진=업다운뉴스]
카드업계 상반기 직원 1인당 순이익 [사진=업다운뉴스]

여기에는 현대카드 순이익 감소가 주효했다. 23일 현대카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순이익은 1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다. 이는 8개 신용카드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가 1조6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현대카드 측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가 많아 영업비용이 증가했고, 그것이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준 것”이라며 “회원 수가 줄었다거나 결제액이 감소한 건 아니다.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으레 있는 일”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생산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디지털 인력 충원에 따른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타 카드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현대카드의 실적 악화는 업계 4위 자리를 빼앗기는 수모를 안게 했다. 올해 상반기 롯데카드 순이익은 1772억원을 기록하며 63.2% 증가하며 현대카드를 제쳤다. 국내 카드업계는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순으로 순위가 고착화된 편이다. 롯데카드가 현대카드를 제친 건 9년 만이다. 

거기다가 최근 현대카드에 대한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도 불거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최근 현대카드는 ‘넥슨 현대카드’의 실적 기준 합산에서 넥슨 홈페이지 결제 건을 제외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넥슨 현대카드는 상품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넥슨 현대카드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넥슨 홈페이지 내 전용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카드인데 막상 전월 이용 실적 합산에서는 넥슨 결제 건이 제외돼 혜택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이용실적 산정에는 다양한 사안이 고려돼야 하고, 카드사마다 흔하게 있는 구조”라는 입장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적 포함 여부는 카드사 재량이고, 할인되는 카드를 실적에서 제외하는 경우는 많다”면서도 “다만 포인트 적립액이 아닌 결제액 전체를 이용실적에서 제외하는 건 소비자가 불편을 호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넥슨 현대카드지만 넥슨게임 결제금액은 이용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처]
넥슨 현대카드지만 넥슨게임 결제금액은 이용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처]

또 현대카드 포인트 현금 전환에 대한 불만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에 비해 현금 전환 과정이 복잡하다. M포인트를 에이치코인(H-Coin)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이때 카드사에서 정한 전환비율은 M포인트 1.5포인트당 H-Coin 1원이다. 예를 들어 15만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꾸려고 하면 10만원만 받을 수 있다. 

한 카드사용자는 “주유할인도 다른 곳보다 비싼 곳에서 할인받아야 하고, 포인트몰 가격도 비싸다”며 “현금으로 전환하려고 해도 절차가 복잡하기도 하고 타 카드사에서는 1대 1 비율로 교환해주는 포인트를 1.5대 1로 교환해주니 괘씸해서 카드를 바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중소상인과 상생을 위한 시스템이라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카드사 포인트 수수료는 적립 시점에 카드사와 가맹점이 분담한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결제 시점에 카드사가 전액 부담하고, 대신 소비자가 포인트를 사용할 때 사용매장과 분담한다. 이때 현금 전환은 분담할 가맹점이 없기 때문에 50%만큼의 비용이 추가된다는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보통 소비자들이 포인트를 적립하는 곳은 영세가맹점이고 사용은 대형가맹점에서 한다. 하지만 당사는 현행 방식이 영세상인 보호 차원에서도 합리적이고, 수익자 부담해야 한다고 보고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가맹점이 분담하지 않는 포인트는 소비자 몫이 된다는 의미다.

실제 현대카드의 올해 2분기 민원건수는 205건으로 전년 동기 133건과 비교했을 때 54% 증가했다. 카드사 중 가장 높은 민원 증가율이다. 또한 2분기 회원 10만명당 환산 건수도 1.86건으로 카드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최초.’

현대카드에 종종 붙는 수식어다. 현대카드는 혁신적이라는 이미지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받으며 성장했고 올해도 ‘디지털 혁신’을 내걸고 열심히 질주 중이다. 하지만 허울만 좇다가 내실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업계에서 순위가 밀리고, 생산성은 떨어지며, 소비자 민심이 돌아서는 징후가 포착된다면 현대카드가 진정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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