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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의 도약, 머잖은 미래?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08.2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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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으로 방위산업을 전략산업화하고 (우리나라를)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

지난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방위산업에 대해 밝힌 포부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을 위시한 유엔군의 군수 자원 보급을 바탕으로 국방력을 유지해야 했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세계적인 국방 선진국으로 성장했음을 알린 신호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와 폴란드는 지난달 27일  K-2 전차, K-9 자주포 등을 포함한 10조원 상당의 사상 최대 방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는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오른쪽)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와 폴란드는 지난달 27일 K-2 전차, K-9 자주포 등을 포함한 10조원 상당의 사상 최대 방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는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오른쪽)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구나 지난달 27일 우리나라가 폴란드와 K-2 전차, K-9 자주포 등을 포함한 10조원 상당의 사상 최대 방산 수출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하면서 단순히 우리 생활에 먼 이야기로만 치부되던 방위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점차 뜨거워지는 추세다.

앞서 윤석열 정부의 미래 먹거리 6대 신산업(△에너지 △바이오 △탄소중립 대응 △방산·우주항공 △인공지능(AI) △스마트 농업)중 하나로 뽑힐 만큼 비전 있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현 상황에서 최근 우리나라 방산 수출이 늘어나게 된 요인과 현재 우리나라 방위산업 경쟁력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17일 국가미래연구원에 올린 기고문 ‘한국 방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현황과 과제’에서 우리나라 방산 수출 현황과 방위산업이 급성장하게 된 요인을 상세히 분석했다.

장원준 연구위원은 먼저 “최근 글로벌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각 나라의 군비 증강이 가속화되는 추세”라면서 “이때 무기 구매국들의 다양한 요구 수준을 발빠르게 충족시킬 수 있는 국내 방위산업의 축적된 경쟁력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로 인한 여파로 인접한 유럽을 포함해 북미, 인도·태평양, 중동 등 전 세계적인 군비 증강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사례로 들었다. 일례로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국방예산은 2조1113억달러(2840조7541억원)로 사상 최초 2조달러 문턱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구매국이 요구하는 일부 주력 수출 품목들의 가성비가 타 국가 대비 높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방산수출강국인 미국, 독일과 비교해도 성능은 큰 차이가 없으나 가격 면에서 저렴한 △K-9 자주포 △K-2 전차△레드백 장갑차 △FA-50 경공격기 △천궁-II 지대공 유도무기 △현궁 대전차 유도무기 △호위함 △재래식 잠수함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을 중심으로 주변국의 안보 위협이 큰 국가들의 무기 구매 요청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국내 방산 기업들이 최근 무기 구매 주요국들의 신속한 납기 충족 요구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미국, 독일, 영국 등 주요 무기수출국들이 비축분 보충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무기 구매국들이 납기 일정 지연에 긴장하면서 이에 따른 차선책으로 한국 등 신흥국가로 타깃을 잡은 것이다. 여기에는 구매국들의 신속한 납기 충족 요구에 발맞춰 우리나라 방산 기업과 국방부·방위사업청·소요군 등이 힘을 합치면서 국내 무기 납품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도움으로 다가왔다.

국내 무기 구매 이후 안정적인 후속 군수지원과 이에 따른 높은 가동률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 역시 국내 방산 수출의 상승 요인이다. 특히 우리 무기를 구매했던 국가들은 타국 대비 신속하고 안정적인 후속 군수지원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이래 국내 주요 방산수출 실적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국가미래연구원 장원준 연구위원 기고문 자료캡처]
지난해 12월 이래 국내 주요 방산수출 실적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장원준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기고문 자료캡처]

한국의 충실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마련 등 수출 절충교역(Offset) 제공 능력도 높은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무기 구매국들의 정치, 경제, 산업적 요구가 다원화되면서 단순히 무기만 수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한 기술 이전, 현지 생산, 자국 방산업체 부품 사용 등이 동반되는 전제조건이 필요한데 우리나라가 이 부분에서 구매국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의 놀라운 글로벌 방산 수출 위상 상승이 구매국들에게 충분한 안정감을 제공했다는 점도 주효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우리나라 방산수출 수주는 경상가 기준 누적 약 347억달러(46조6715억원)를 기록했다. SIPRI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한국의 글로벌 무기시장 점유율은 2.8%로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4.6%), 독일(4.5%), 이태리(3.1%), 영국(2.9%) 등과 동기 대비 1~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며, 특히 같은 기간 한국의 무기수출 증가율은 177%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방산수출 급등 추세를 고려해 볼 때 조만간 영국, 이태리 등을 제치고 글로벌 5~6위권 진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우리나라 방산수출 시장의 움직임은 인상적이다. 2014년 수주 기준 36.1억달러(4조8572억원)로 정점을 찍은 시장은 이후 하향곡선을 타다가 2020년에는 20~30억달러 선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지난해 12월 호주와 맺은 1조원 상당의 K-9 자주포 계약과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4.3조원 규모의 천궁-II 유도무기 수출 계약이 성공하면서 단번에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월 이집트와 2조원 상당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완료했으며 지난달 27일에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인접국 폴란드가 우리나라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70문 △FA-50 경공격기 48대를 포함하는 10조원 규모의 기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 세계적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특히 폴란드와의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를 포함한 이른바 ‘K-방산 3종 세트’ 수출은 1차 계약 조건이며, 탄약 및 후속 군수지원, 기술 이전 및 현지 생산 마련까지 수반할 경우 2030년까지 계약 규모는 25조원에서 40조원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더하여 올해 안에 △호주와 5~7조원 상당 최신형 레드백 장갑차 계약 △말레이시아와 1조원 규모의 FA-50 경공격기 계약 △사우디아라비아와 천궁-II, 호위함, 비호복합 등 7조원 수준의 무기 수출 역시 추진하고 있어 계획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올해 방산수출 정부 목표는 150억달러(20조175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7조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 물품에 포함된 천궁-II의 발사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7조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 물품에 포함된 천궁-II 발사대 [사진=연합뉴스]

장원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이 일시적인 수출 급증이 아닌 중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기업의 강점(Strength)·약점(Weakness)·기회(Opportunity)·위협(Threat)으로 요약되는 SWOT 분석에 따른 강점과 기회를 극대화하고 약점과 위기를 최소화하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노력 △선진국 수준의 다양한 수출지원제도 마련 △저조한 방산 중소기업 수출비중(전체 수출액의 7~10%)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안 강구 △지속적인 구매국 맞춤형 수출전략 확립을 강조했다.

때마침 미국 언론매체 CNN 역시 국내 방위산업 실적과 현황을 다루면서 군사분석가로 전직한 전인범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의 취재 내용을 내보내기도 했다. 전인범 전 사령관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세계 빅4 진입 포부에 대해 “매우 야심찬 목표”라면서 최근 폴란드와의 역대급 방산 계약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최첨단 대전차 미사일을 극복하기 위한 최첨단 탱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 계약이 한국 방위산업 성장의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CNN은 최근 군사매체 워 온 더 락(War on the Rocks)에 실린 호주 시드니대학교 미국연구센터의 피터 리, 톰 코번 연구원의 기고문을 소개했는데, 두 연구원은 기고문에서 “폴란드, 호주와의 무기 계약으로 한국이 ‘K-방산’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미 ‘방산 메이저리그’에 진입했다”면서 “한국의 군사장비는 미국산보다 저렴하면서도 위력이 매우 강력한 대안”이라고 호평했다.

우리나라는 전 정부 당시부터 국방 예산을 연간 7% 이상 늘려왔는데, 당시의 투자가 요즘 들어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국내 방위산업의 호조세에 힘입어 K-방산의 위력을 세계 각국에 어떻게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좀 더 많은 수요로 이어갈지 민관이 함께 고민하고 협력을 도모해야 할 때란 점이다. 앞선 군사력 강국과 어깨를 견주면서도 더 저렴하다고 평가받는 만큼, 우리나라 방산수출의 더 큰 도약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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