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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선대회장부터 최태원 회장까지, SK家의 ESG 사업 철학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2.08.2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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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최종현 SK 선대회장 서거 24주기를 맞은 26일 최태원 회장을 포함, SK 부자가 50년 간 추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의 사업 철학이 재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으로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신념으로 조림과 인재양성에 집중하며 ESG 경영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들 최 회장은 선대회장 유지를 이어받아 탄소감축 경영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며 ESG 경영을 한 차원 더 진일보시켜 나가고 있다.

인등산 그린포레스트 파빌리온 내에 설치된  생명의 나무 [사진=SK제공]
인등산 그린포레스트 파빌리온 내에 설치된  생명의 나무 [사진=SK제공]

■ 최종현 선대회장의 선견지명, 50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치

선대회장은 일찌감치 산림과 인재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숲과 인재양성에 주력했다. 선대회장은 무분별한 벌목으로 전국에 민둥산이 늘어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다 1972년 서해개발주식회사를(현 SK임업) 설립한 뒤 천안 광덕산,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등을 사들여 국내 최초로 기업형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선대회장은 임야 매입을 부동산 투자로 바라보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지방의 황무지를 사들였고 자작나무 등 고급 활엽수를 심어 산림녹화에 나섰다. 이런 노력으로 50년 전 민둥산은 4500ha 걸쳐 40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진 울창한 숲으로 변신했다. 선대회장이 조성한 숲은 서울 남산의 40배 크기에 달한다.

선대회장이 심은 나무는 인재양성의 밑거름이 됐다. 그는 자원이 부족한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양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조림에서 발생한 수익을 장학사업에 사용키로 했다. 경영이 어려워지더라도 나무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장학금에 사용, 지속가능한 장학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다만 나무를 키워 현금화하는데 긴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 선대회장은 우선 사재 5540만원을 출연해 1974년 11월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재단 설립 뒤에는 ‘세계 수준의 학자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매년 유학생을 선발, 해외로 보냈고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학위 취득시 SK 근무와 같은 일체의 조건도 달지 않았다. 1974년부터 시작된 고등교육재단 장학사업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금융위기 등 극심한 경제위기에도 계속됐고 현재까지 장학생 4000여명과 박사 820여명을 배출한 ‘인재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1970년대 일요일 아침을 깨웠던 장학퀴즈도 SK의 대표적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선대회장은 1973년 장학퀴즈가 광고주를 찾지 못해 폐지 위기에 처하자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단 한 명이 보더라도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며 단독 광고주로 나선 이후 2300여회가 방영된 현재까지 50년가량 후원하고 있다.

인등산 조림사업 전후 [사진=SK제공]
인등산 조림사업 전후 [사진=SK제공]

■ 최태원 회장, 넷제로 경영·그린 비즈니스로 ESG 사업 한 차원 진일보

최 회장은 ESG를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원을 삼고 경영체질의 전반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등 SK는 최근 ESG 관련해 가장 분주히 움직이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 회장은 “관계사 각각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환경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고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문했고, SK는 2050년까지 사용전력의 100%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에 국내 기업 최초로 가입했다.

이어 2050년 이전까지 넷제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결의한 뒤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를 SK가 줄이겠다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SK는 글로벌 테크기업과 친환경 기술 생태계를 구축했고 세부적으로 실천할 방법론과 구체적 목표치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SK는 최근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면서 최 회장이 강조한 넷제로 경영을 구체화하고 있다. SK는 2020년 말 수소사업추진단을 조직한 뒤 그룹 내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생산과 유통, 공급에 이르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또 플러그 파워 등 수소 관련 글로벌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려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전통적 에너지 기업은 전기차배터리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기업으로 변신중이고 과거 필름 회사였던 SKC는 2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그린 기업으로 전환했다. SK건설은 23년만에 사명을 ‘건설’에서 ‘에코플랜트로 바꾸고 친환경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또 친환경 사업 강화를 위해 관련 인력과 역량은 한 곳에 모은 ‘SK 그린캠퍼스’를 지난 1월 오픈했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SK그린테크노캠퍼스스’도 2027년 출범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국내 기업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인정한 탄소배출권을 확보했고 파푸아뉴기니와 스리랑카 등 해외에서도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며 K-포레스트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 회장은 ESG 경영을 함께 할 인재 양성을 위해 연세대와 강원대에 ESG 관련 강좌를 개설했고 지난해에는 연세대 등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할 혁신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KMS 특강 [사진=SK 제공]
SKMS 특강 [사진=SK 제공]

■ 선대회장부터 최 회장끼지, SK경영관리시스템이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발전

선대회장은 환경과 사회 외에 국내 최초로 체계화된 경영시스템을 도입, 지배구조 선진화를 꾀했다. 선대회장은 기업이 대형화·세계화되고 사회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주먹구구식 경영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SK의 경영철학과 목표, 경영방법론을 통일되게 정의하고 업무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도록 1979년 SK경영관리시스템(SKMS)을 정립했다.

경영관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던 시절 SKMS는 경영관리 요소와 일처리 방식 등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선대회장이 정립한 SKMS는 경영환경과 사회적 요구에 맞춰 2020년 2월까지 14차례 개정을 거쳤고 최 회장은 기업 경영 목표에 이해관계자와 구성원 행복, 사회적 가치 추구 등을 반영시키면서 사회와 공생하는 기업으로 지배구조를 변화시켜 나갔다.

특히 최 회장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의 장기적 신뢰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론으로 거버넌스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최 회장은 SK의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를 평가·보상하고,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거나 중장기 성장전략을 검토하는 실질적 권한을 부여했다. 또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는 등 내용과 형식 면에서 외부인사가 중심이 된 이사회 경영을 펼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SK 이사회에서 최 회장이 반대표를 던지 해외투자 안건에 나머지 이사들이 찬성, 해당 안건이 가결되거나 SKC의 경우 2차전지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해 추진한 해외투자 안건이 부결되는 등 이사회가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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