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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거야 리더십 첫 방점은 '실용적 민생개혁'...누구의 대권 재도전 가도 따를까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8.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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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거야의 새로운 리더로 선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29일 첫 지시로 당 대표 산하에 ‘민생경제 위기’ 대응 대책기구와 ‘민주주의 위기’ 대책기구를 설치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제안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다시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전날 전당대회에서 어차피, 확실히 대표가 된다는 이른바 ‘어대명’ ‘확대명’의 대세론으로 압승을 거둠으로써 대권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한 이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민생’에 첫 방점을 찍고 ‘협력’을 앞세운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대선 캠페인 동안 공약이나 이슈 대응에서 워낙 뚜렷한 선명성을 보였던 그였기에 거야의 리더십 확보 이후 정권 교체기부터 이어져온 신구권력의 강대강 대치 기류를 반영해 '견제' 기조가 강조될 것이라는 정가 일각의 예상을 깼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정기전국대의원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인 77.77%를 획득, 97세대의 대표주자를 자임하며 세대교체를 외친 박용진 후보(22.23%)에 압승을 거뒀다.

3·9대통령선거와 6·1지방선거에서 2연패를 당한 이 대표의 선거총괄 책임론보다 위기의 당을 재건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대세론이 당심에 대거 반영돼 세 번째 ‘신임장’을 부여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 지방정부의 수장을 거친 비주류의 ‘0.5선’ 정치인으로 이젠 첫 당권까지 거머쥔 이 대표는 “재집권을 위한 토대 구축이라는 이 막중한 임무에 실패하면 저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난다는 '사즉생'의 정신으로 임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민생 개혁을 접점으로 정부와 협력 의사를 밝혔다.

‘국민 우선, 민생 제일’이라는 실사구시의 대원칙 아래 민생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는 영수회담 제안으로 이어진다. 그는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마지막 끝도 민생”이라며 “국민의 삶이 단 반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나서 정부여당에 적극 협력할 것이다.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이날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는 ‘실용적인 민생개혁의 길’을 다시 강조했다. 개혁은 민생을 위한 것이고, 민생을 위한 개혁을 실용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선언이다. 이 대표는 “물가, 환율, 금리 등을 포함한 어려운 경제현실, 민생의 위기 앞에서 민생의 후퇴를 막고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께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영수회담을 요청 드린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께서 성공하길 바란다. 그 성공이라는 것이 결국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기 때문”이라며 “협력할 것은 철저하게 먼저 나서서라도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일성에 녹여낸 영수회담 제안이 단순한 선언적 레토릭이 아니라 견제보다는 민생을 위한 협치를 우선시하겠다는 실행적 의지를 담은 만큼 ‘민생·경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협치를 강조하는 윤 대통령에 대좌를 거듭 요청한 것이다. 첫 최고위원회 회의장 뒷걸개에도 '국민의 삶:민주당이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가 내걸렸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협하는 퇴행과 독주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는 덧붙임으로 수락 연설 내용을 재확인했다. 민생위기와 더불어 첫 지시를 내린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대응 의지도 분명히 한 것이다. 일단 민생을 매개로 초당적 협력의 손을 내밀되 만약 ‘야당 탄압’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강한 야당 DNA’로 항전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읽힌다.

이같이 이 대표가 취임 일성부터 대여 투쟁의 선명성을 부각하기보다 ‘협력’ 키워드에 ‘정부 성공’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영수회담 카드로 압박에 나선 배경에는 복합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 0.7%포인트의 역대 최저표차로 당락이 갈린 대선 경쟁자를 상대로 정치적 존재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대표 결선 과정에서 불거진 ‘사당화 논란’과 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의 계파갈등 등으로 내부통합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169석의 거대야당으로서 협치 명분을 앞세운 대여 공세를 대통령 중심으로 겨냥해 펼치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내부결속도 꾀할 수 있다는 셈범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대표 결선 최종 결과 [그래픽=연합뉴스]
민주당 당대표 결선 최종 결과 [그래픽=연합뉴스]

집권당의 리더십 혼란은 야당 리더가 중앙정치 전면에 등장하자마자 대통령을 직접 상대하려는 상황 근거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좌초되는 그야말로 ‘비상상황’을 맞으면서 당분간 지도부 공백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추석 전까지 새로운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하고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를 다룰 전국위원회 소집부터가 불투명한 상태다. '시한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 새 비대위 구성을 주도할 권성동 원내대표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책임론이 커지는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는 연일 SNS에 “우리는 싸운다” 등의 메시지를 발신하며 ‘항전’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비상위 효력을 놓고 법원에 상대방을 무력화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서를 동시에 제출하면서 극한대치를 이어갔다.

이같은 여의도 카운터파트너 리더의 공백 속에 이 대표는 민생을 앞세워 당분간 대통령실을 압박하며 대치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당시 “경제 살리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이 대표인 만큼 당장 시급한 민생 현안에서 여당의 임시 리더십이 아닌 국정의 최고 지도자와 마주앉을 경우 얼마나 현실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해 정치력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을 끌게 된다.

이제 막 여의도 정치 전면에 나선 이 대표를 향해 역대 야권에서 대선에 재출마했다가 명암이 엇갈렸던 대권주자 가운데 누구의 재도전 가도를 따를 것인지도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어게인 문재인 로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012년 대선에서 패한 뒤 2년 2개월 만에 민주당 대표에 당선돼 총선서 승리하고 2017년 끝내 대권을 거머쥔 직전 대통령을 따라 재집권하는 시나리오다. 반면 1997년 대선서 낙선하고 이듬해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에 당선돼 원톱 체제를 공고히 다졌지만 2002년 대선서 다시 고배를 들었던 ‘이회창 로드’도 있었다.

또 다른 가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실용주의 선택으로 가시밭길을 꽃길로 바꿔 1971년 첫 대권 도전 26년 만에 청와대에 입성한 ‘DJ 로드’다. 1992년 대선서 정치 라이벌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패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다가 2년 7개월 만에 복귀해 약속을 번복한 데 사과하고 경제에 유능한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전략 전환에 성공한 효과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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