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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기업은] 토스의 리브랜딩, 그들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2.09.0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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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에게 삶의 이야기가 있듯, 기업에도 탄생부터 지금까지 일궈온 역사와 앞으로 만들어갈 스토리가 있습니다. 기업은 멀리 떨어진 주체가 아닌, 우리 일상 곳곳에 녹아 있는 동반자입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기업에 몸담고 있고, 다수는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누리고 있죠. [지금 우리 기업은]은 그런 기업의 이야기, 이모저모를 듣고자 마련했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축을 떠받치는 이들 이웃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편집자주>

5일 토스는 ‘새로운 차원(New Dimension)’의 의미를 담은 새로운 로고를 공개하며 리브랜딩 캠페인을 시작했다.

로고는 파란 단색의 쉼표 모양 평면 이미지에서 3차원 디자인을 구현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로고 모양은 파란색 원의 모양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형태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차원의 금융을 계속 선보이겠다는 토스의 의지를 상징한다.

현재 토스가 이용하는 CI는 2019년 2월 발표된 이미지다. ‘토스’라는 서비스명에 맞춰 누구에게나 공 던지듯 쉽고 간편한 금융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으며, 날아가는 공의 역동성과 날렵함을 단순한 형태로 표현했다. 그 이전에는 ‘메시지 보내는 것만큼 쉬운 송금’이라는 의미를 담은 모양이었다.

토스 새로운 로고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제공]
토스 새로운 로고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제공]

하지만 이전 CI가 출시된 이후 토스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적자였던 토스가 첫 월간 흑자로 전환되기도 했고, 토스신용카드(PLCC)도 처음으로 출시했다. 토스페이먼츠, 토스증권, 토스뱅크가 출범한 것도 그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직원은 1700명까지 늘어났고 기업가치는 이달 초 9조1000억원까지 성장했다. 이에 토스는 보다 넓은 비전을 담기 위해 새로운 로고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토스는 어떻게 이처럼 단시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토스 관계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년 만에 만났고, 토스 내부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고 있었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반짝거리고 있었다.

◆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아는 회사

지난해 3월 출범한 토스증권은 출시 초반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정식 출범 78일 만에 350만 계좌를 유치하는 대성공을 거둔 것. 토스가 만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기존의 증권사 앱들과는 다르게 쉽고 간편하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매수’, ‘매도’ 등의 한자어에 익숙지 않은 이들이라면 헷갈릴 수 있는 용어를 ‘사기’, ‘팔기’ 등으로 대체하고, 거래화면을 단순화했다. 음원차트처럼 ‘매수TOP100’, ‘수익률TOP100’ 등 사용자 매매 통계를 반영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대부분 트레이딩시스템이 기본으로 제공하던 캔들 차트도 토스증권 MTS에서는 빠졌다. 사전 소비자 인터뷰를 통해 시제품을 계속 수정하는 과정에서 이해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걸 알고는 과감히 생략해 버렸다.

이런 토스의 UI/UX(사용자 경험 디자인)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주식투자 열풍과 맞물려 ‘주린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 여파가 얼마나 센지 한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증권사 MTS를 간소화하는 바람이 불었을 정도다.

토스증권은 서비스를 출범한 지 1년 6개월 만에 국내주식 서비스의 경우 시장점유율 기준 12, 13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출시한 해외주식 서비스는 시장점유율이 15% 수준이다. 이는 증권사에서 거의 1, 2위를 다투는 수치다.

토스 관계자는 “소수점 매매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소비자들이 이용하기 쉽다. 관심 종목을 설정해두면 그 종목 거래가가 떨어졌을 경우 알림을 보내주는 등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스는 서비스를 하나 바꿀 때마다 유저 경험(UX)에 대해 조그만 실험을 굉장히 많이 한다. 버튼을 하나 넣고 빼는 과정에서도 소비자가 어떨 때 반응하고 편리함을 느끼는지 등을 계속 실험하고 분석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토스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THE JOURNEY' [사진=토스 유튜브 채널 캡처]
토스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THE JOURNEY' [사진=토스 유튜브 채널 캡처]

◆ '빨리 실패할 용기' 그리고 '빨리 회복할 용기'

“역설적이게도 성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 실패예요. 그런 과감한 시도를 위축되지 않고 할 수 있는 문화가 없으면 어떻게 성공하나요? 실패 자체를 줄이려고 한다면, 결국 도전하는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거든요. 전 실패로부터 빨리 회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개개인은 매 순간 더 나은 판단력을 유지해야 할 테고요. 실패가 일어날 걸 알더라도 그 시도를 지지하고 지원하지 않으면 안 돼요. 토스에서는 늘 그런 실패가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거예요.”

토스 이승건 대표의 말이다. 실제로 지금의 토스가 있기까지 창업팀은 여덟 번이나 실패를 경험했다. 오프라인 연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울라블라, 모바일 투표 앱 다보트는 대형 경쟁자 등장으로 종료해야만 했던 서비스다.

하지만 이승건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고, 이후 100개가 넘은 아이템 중 팀원 투표와 시제품 개발 등을 통해 서비스 방향을 설정했다. 그렇게 나온 게 지금의 토스다.

그래서인지 토스에서는 지금도 많은 실패가 일어난다. 다양한 서비스가 생기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한 서비스는 종료된다. 토스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는 종료된 서비스에 대한 공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 공지들은 이 대표의 실패에 대한 철학이 단지 허울 좋은 말만은 아님을 알게 된다. 일례로 지난달에도 토스는 SC제일은행과 제휴해 제공하던 ‘비상금 빌리기 서비스’를 종료했다.

'빨리 실패할 용기'는 지난 3월 토스가 선언한 조직 핵심가치 중 하나다. 이런 실패와 도전에 대한 태도가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토스를 9조1000억원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으로 키워낸 원동력이 아닐까?

토스 이승건 대표 [사진=토스 홈페이지 다운로드]
토스 이승건 대표 [사진=토스 홈페이지 다운로드]

◆ '토스다움'을 칭찬해요

토스 조직문화는 많은 스타트업의 귀감이 되기로 유명하다. 토스 법인명은 비바리퍼블리카다. 이 이름은 ‘공화국 만세’라는 뜻인데 대표가 모리치오 비롤리(Maurizio Viroli) 교수의 저서 ‘공화주의’를 보고 지은 이름이다. 토스가 그 법인명대로 사업을 꾸려가는 모습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토스는 애자일 조직으로 움직인다.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소규모 팀을 구성하는 조직문화다. 특히 토스는 프로덕트 오너(PO)를 중심으로 길드(TF 개념)가 만들어진다. 아이디어가 있는 PO가 디자이너, 개발자, 데이터애널리스트, BDM(사업총괄매니저) 등 필요한 풀에 ‘같이 해볼 사람’을 찾으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방식이다. 이때 만들어진 길드에게는 제품 전략부터 마케팅, 채용까지 웬만한 권한은 다 주어진다.

이는 기업 안에서 수많은 작은 스타트업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 토스에 따르면 요즘에는 효율적인 피드백에 대한 시도도 하고 있다. 인사고과가 없는 조직 특성상 어떻게 해야 조직원들에게 올바른 피드백을 주고, 조직원 사기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일례로 토스에는 ‘토스다운 행동’이라는 문화가 있다. 한 직원이 팀원 중 누군가가 ‘토스다운 행동’을 했다고 칭찬 제보를 하면, 전체 직원이 그 행동이 토스 핵심가치에 부합한 것인지 투표할 수 있다. 이때 투표에 참여한 직원에게는 포인트를 지급하고, ‘토스다운 행동’을 했다고 선정된 직원에게는 소정의 선물을 지급한다. 실제로 관계자가 보여준 채널에는 500명 가까운 직원들이 한 직원의 행동에 대해 칭찬을 하고 있었다.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전체 직원의 80% 이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칭찬받게 하는 게 목표”라며 “조직의 성과관리를 하고, 피드백을 주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직원이 직접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의사결정을 하다 보니 만족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직장인 익명 플랫폼 블라인드 기준 비바리퍼블리카 평점은 4.0점으로 높은 편이다. 특히 일을 좋아하는 워커홀릭에게는 성지 같은 곳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토스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 [사진=토스 홈페이지 캡처]
토스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 [사진=토스 홈페이지 캡처]

◆ 토스의 도전은 계속 된다!

1. 토스는 얼마 전 토스플레이스를 출범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을 위해 단말기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2. 토스는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하고 알뜰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인수를 계기로 요금제를 알아보는 과정부터 개통까지 가입 전반의 과정을 혁신하고,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토스는 최근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요금제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3. 지난해 토스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를 인수했다. 타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승차 호출 서비스를 선보인 기업이다. 2년 전 사용자가 수백만에 이르며 혁신성을 검증했지만, 규제로 인해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런데 그때 토스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바로 타다 운영사 브이씨엔씨 지분 60%를 인수한 것. 토스는 타다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와 핀테크가 결합된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목표로 확장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득 관계자 설명을 들으면서 궁금해졌다. 토스가 최근 벌이는 일들이 토스가 추구하는 ‘통합금융플랫폼’에 맞는 방향성일까? 혹시 토스가 금융 너머를 바라보는 건 아닐까?

이에 대해 관계자는 “토스는 금융에 진심인 편이다. 우리가 진출하는 산업이나 선보이는 서비스도 결국에는 '결제'라는 분명한 접점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토스가 투자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토스가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와의 시너지, 그리고 기술이 적용될 경우 사회적 혜택이 커질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토스 유튜브 영상에는 토스 이용자들의 다양한 댓글들이 달렸다.

“THE JOURNEY가 뭘까요. 토스가 한다니까 괜히 기대되네요.”
“창업을 하지 않고 취직을 해야 했다면 무조건 토스를 갔을 거예요.”
“토스가 토스하네요. 괜히 리딩하는 게 아님.”

토스가 지난 1일 리브랜딩을 예고하며 올렸던 유튜브 영상 ‘새로운 모험을 떠나려는 이들에게 [Playlist] THE JOURNEY D-5’에는 토스 이용자들의 다양한 댓글들이 달렸다. 토스의 모험이 기대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토스는 사용자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비전을 들고 나왔다. 5일 공개한 '새로운 차원을 향한 여정'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에는 새로운 별을 찾아 행성을 여행하며 차원을 넘나드는 토스의 모험이 형상화됐다. 

특히 차원의 끝을 향해 날아가는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장면은 '토스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새로운 차원의 금융을 선보이겠다'는 토스의 의지가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어떤 금융 경험을 제공할지 사뭇 기대되는 영상이다.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차원의 금융을 선보이겠다는 토스. 이미 그렇게 달려왔고, 또 앞으로 더욱 그러겠다고 다짐하는 토스의 결의에, 그 편리함을 누리는 한 명의 고객으로서 기자도 그 여정에 기꺼이 응원을 보내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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