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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일상화, 그 막을 수 없는 물결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9.2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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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봇 회사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열린 테슬라 ‘AI데이’에서 선포한 말이다. 이미 전기차로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던 테슬라가 로봇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순간이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수만 명의 관중이 지켜보던 생중계 화면에는 갑자기 하나의 로봇이 등장했다. 키 173cm, 몸무게 57kg의 로봇의 명칭은 ‘테슬라 봇’. 이동 속도 8km/h, 운반능력 20kg, 최대 들 수 있는 중량 68kg이 특징인 테슬라 봇은 휴머노이드, 즉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구조를 갖춘 로봇이었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테슬라 봇, 일명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유튜브 채널 캡처]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테슬라 봇, 일명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유튜브 채널 캡처]

테슬라 봇의 또 다른 이름은 ‘옵티머스’였다. 본래 라틴어인 이 말은 ‘가장 좋은’이란 뜻으로,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주요 로봇의 이름, 옵티머스 프라임에서 따 온 것으로 추정됐다. 머스크에 따르면, 옵티머스가 휴머노이드 형태로 설계된 것은 인간이 더 받아들이기 쉽고,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세상에 더 잘 통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에는 테슬라 전기차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능도 들어갈 예정이다.

머스크는 옵티머스가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기 위해 개발한 인간 우호적인 로봇이라고 설명하며, “로봇에게 볼트를 들어 차에 부착하라고 하거나 가게에 가서 식료품을 사 오라고 할 정도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그는 프로토타입(시제품 전의 제품 형태)의 공개 시점이 올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로부터 1년여가 흐른 지금,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AI데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달 30일(현지시간) 개최되는 두 번째 AI데이에서는 제원과 대략적인 디자인만 공개됐던 옵티머스의 시제품이 마침내 공개될 예정이다. 공개될 옵티머스의 향후 비전은 수백만 가구에 요리, 잔디 깎기, 노인 돌보기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이미 2020년 30억달러(4조2300억원)를 넘어섰고,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120억달러(16조9400억원) 이상의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공공 안전을 지원하기 위한 자외선 소독, 서비스 로봇 등에 대한 수요의 급증이 전 세계 로봇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테슬라가 추진하는 것처럼 휴머노이드 형태가 아니라도 로봇은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이미 기존 제조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사용돼온 산업용 로봇 외에도 건강, 교육, 가사도우미 등 실생활의 보조 수단으로서 작업 수행이 가능하며, 국방과 보안, 의료, 구조 분야 등에서도 전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로봇의 상용화가 가속화될 경우, 기존 수작업 일자리가 감소함에 따라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각 주요국 내에서도 로봇이 고소득 지역에 비해 저소득 지역에서 2배 가까운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추산되며, 일찍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2018 보고서에서도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최대 200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되면서 저숙련 일자리에서의 실업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 로봇의 상용화라는 장기적인 추세는 이미 시작됐고, 또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옥스퍼드 이코노믹스 2018 보고서 캡처]
여러 우려에도 불구, 로봇의 상용화라는 장기적인 추세는 이미 시작됐고, 또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옥스퍼드 이코노믹스 2018 보고서 캡처]

그러나 이런 여러 우려에도 불구, 로봇의 상용화라는 장기적인 추세는 이미 시작됐고, 또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아직 주위에서 관찰되는 로봇은 청소용이나 서빙용 로봇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미 많은 기업에서 각 작업환경에 맞는 자동화 로봇의 개발과 그 적용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해 국내 전체 고용 규모 3위, 일자리 창출 1위를 차지한 쿠팡은 현재 직원들의 안전과 작업 효율 제고를 목적으로 로봇 및 자동화 기술에 대규모 투자 중이다. 쿠팡은 인공지능(AI)을 통해 물류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꾀하는 동시에, 주문된 물건을 포장 작업대까지 옮기는 작업, 포장 작업, 지역 배송센터에서의 재분류작업 등에도 로봇과 자동화 기술을 속속 적용하고 있다.

이달 22일에는 LG유플러스와 LG전자가 공동으로 로봇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서빙·배송·안내 등 고객 접점에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 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서빙 로봇 클로이(CLOi)를 연내 상품화하고, 이후로도 매장과 산업 현장 전체에 음영 지역 없이 4세대 이동통신(LTE)·5세대 이동통신(5G) 기반 심리스(Seamless)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의 한재혁 연구원은 “산업계에서 로봇에 주목하는 근본적인 원인에는 글로벌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가용 노동력이 점차 귀해지는 상황에서 생산성을 향상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자동화와 로봇이라는 답으로 도출됐고, 남은 것은 상용화를 위한 투자와 개발이다”고 밝혔다.

이어 “기대하는 수준의 로봇들이 상용화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기업들이 원하는, 머스크가 원하는 로봇의 수준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관련 부품, 소프트웨어 등 관련 산업 역시 가파른 성장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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