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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동력·ESG 경영' 두마리 토끼 잡기 위한 롯데케미칼의 다음 행보는?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10.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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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수소 및 배터리 소재 사업을 신성장 동력원으로 낙점한 롯데케미칼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롯데케미칼이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내 배터리 소재 지주사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미국 법인(LBM)은 지난 11일 국내 동박 생산 기업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2조7000억원 상당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LBM 지분율은 53.3%, 계약금은 인수 대금의 10%인 2700억원이며 지분 취득 예정일은 내년 2월이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미국·유럽 등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사진=연합뉴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사진=연합뉴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는 “일진머티리얼즈는 세계 최초로 초고강도(90kgf/㎟) 동박 개발에 성공할 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롯데그룹 화학군은 적기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지소재사업의 사업 역량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계열사간 유기적인 협업으로 회사와 고객, 주주의 가치 향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이번 인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동박은 황산구리용액을 전기 분해해 만드는 두께 10㎛(1㎛=100만분의 1m) 이하의 얇은 구리 박으로 전지박이라고도 불리며, 전기차에 사용되는 2차전지 생산에 있어 필수 성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이전까진 100% 일본에서 수입했으나, 1990년 일진머티리얼즈의 제품이 상용화되면서 수입을 대체하기 시작했고, 2001년에는 2차전지용 동박 생산이 가능해졌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해 생산기준 국내 동박 생산 1위·세계 4위 수준의 동박 생산 기업으로서 6만톤 수준(국내 2만톤·말레이시아 4만톤)의 동박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 및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특히 말레이시아 공장은 100% 수력발전으로 인한 저렴한 전기료 및 인건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원가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측은 2027년까지 말레이시아, 스페인, 미국 거점에 23만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스페인 공장은 태양광과 풍력을 활용한 친환경 에너지원 사용으로 고객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부합하는 생산시설로 건설될 예정이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885억원, 영업이익은 468억원이며, 11일 기준 시가총액은 2조619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의 흐름으로 볼 때 2027년 매출은 4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진머티리얼즈의 동박 생산 능력은 올해 6만톤에서 2027년 22만5000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며 “해당 인수 건은 일진머티리얼즈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케미칼 산하 대전연구소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산하 대전연구소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이어 “일진머티리얼즈는 검증된 동박 양산 능력, 말레이시아 공장을 위시한 업계 최고 수준 생산성(수율) 확보, 삼성SDI 등을 주력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면서 “차후 미국·유럽 등으로의 생산 설비 구축과 연구 개발을 위한 꾸준한 자금력은 모회사 롯데케미칼을 통한 안정적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목했다.

애초 롯데케미칼의 전지소재사업은 2030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연 매출액 5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으나 이번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인해 목표 조기 달성은 물론 매출 규모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노우호 연구원은 “석유화학 업황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서 롯데케미칼의 이번 인수는 동박 사업에서 단기 가시성 높은 성과물로 도출될 것”이라면서도 “신규 법인 지분 구조, 해당 회사의 유상증자를 비롯한 투자 금액 조달 계획, 증설 움직임 없는 삼성SDI 외 기타 고객사들 확보 여부 등 사업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성장동력원을 확보하기 위한 롯데케미칼의 노력은 전지소재사업과 더불어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청정 암모니아 사업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손잡고 청정 암모니아의 생산·공급 및 시장 개발에도 힘쓸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대표 겸 수소에너지사업단장과 하바 히로키 미쓰비시상사 차세대 연료·석유사업본부장을 비롯한 여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양사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롯데케미칼과 미쓰비시상사는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청정 암모니아의 △생산 협력 및 공동 투자 △해양 운송 및 터미널 운영 △양국 정부의 청정수소·암모니아 정책수립 기반 조성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롯데케미칼과 미쓰비시상사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청정수소·암모니아 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대표 겸 수소에너지사업단장(오른쪽)과 하바 히로키 미쓰비시상사 차세대 연료·석유사업본부장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과 미쓰비시상사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청정수소·암모니아 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대표 겸 수소에너지사업단장(오른쪽)과 하바 히로키 미쓰비시상사 차세대 연료·석유사업본부장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은 미쓰비시상사와 함께 미국 등 해외 암모니아 생산 사업에 참여해 국내외 공급 물량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한국과 일본의 수요 확대에 대비해 암모니아 수입 터미널의 공동 개발과 효율적 운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일본의 주요 상사들과 손잡고 수소·암모니아 사업을 위한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이토추상사, 지난달에는 스미토모상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글로벌 암모니아 도입 협력과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일대의 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합의한 바 있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대표 겸 수소에너지사업단장은 “미쓰비시상사와 포괄적인 협력을 통해 한일 양국의 청정수소·암모니아 수요 대응 및 공급망 구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힘을 모아 생산·운송·저장·시장 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체화해 미래 수소경제사회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5월 ‘그린 프로미스 2030’을 ESG 비전으로 정립했다. 또 2030년까지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 사업의 규모를 100만톤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열분해유 기반의 납사(나프타)를 활용해 석유화학제품을 상업 생산하는 등 다방면으로 신사업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와 ESG 경영,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롯데케미칼의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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