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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신세계 연 'SSG 천하'...정용진 리더십에 시너지 창출도 탄력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11.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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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국내에 야구가 처음 상륙한 구도 인천에서 마침내 프로야구 ‘신세계’가 열리는 순간 불혹의 동갑내기 친구는 뜨겁게 포옹했다. 인천에서만 5번째 우승 반지를 수집한 한국시리즈 MVP 김강민과 16년간 화려한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추추트레인’ 2막을 연 추신수는 주체할 수 없는 감격의 눈물을 서로의 얼굴과 가슴에 비벼댔다.

SSG 랜더스의 두 ‘프로야구 출범둥이’가 KBO리그 탄생 40년 만에 최초로 정규리그 개막일부터 최종일까지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신화를 한국시리즈 석권까지 완벽하게 연장한 감흥을 대변한 것이다.

또 다른 눈물의 주인공은 ‘응원단장’을 자처했던 구단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었다.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감격의 눈물을 훔치며 눈밑에 종이 꽃을 붙인 채 정규리그를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완벽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룬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감격의 눈물을 훔치며 눈밑에 종이 꽃을 붙인 채 정규리그를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완벽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룬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SG가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끝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6차전에서 ‘2전 3기’ 도전에 나선 키움 히어로즈를 4-3으로 꺾고 합계 전적 4승 2패로 창단 2년 만에 첫 우승 샴페인을 터뜨릴 때 벌겋게 얼굴이 상기된 채 흘러내리는 눈물을 연신 훔치며 선수들과 뒤엉켜 감격을 나눴다.

5차전 대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 뒤 “이게 야구지”라고 직접 찬사를 보냈던 한국시리즈 최고령 MVP 김강민과 함께 우승기를 그라운드에 꽂은 그는 마이크를 쥐고 “우리는 올 시즌 정규리그 개인 타이틀을 한 개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홈 관중 1위를 차지했다"며 인천 팬들의 성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밤하늘에 흩날리는 자축 종이 꽃을 눈 아래에 붙이며 ‘기쁨의 눈물’을 표현한 정 구단주는 ‘위 아 더 챔피언’ 찬가 속에 선수들로부터 받은 헹가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이렇게 썼다.

“내년에도 이거 받고 싶음. 중독됐음”

2021시즌 개막을 불과 두 달 앞두고 SK 와이번스를 프로야구 역대 최고 인수금액인 1352억원으로 사들여 재창단한 통 큰 투자의 결실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프로스포츠에서 땀방울과 투자는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필요한 부분을 선제적으로 채워가는 정 구단주의 선투자론은 지난 시즌 6위를 찍고 단숨에 정상까지 수직 상승하는 팀 성적으로 열매 맺었다.

창단 계획서에서 밝힌 ‘유통 본업과의 시너지’를 위한 지름길을 성적과 흥행의 쌍순환으로 보고 투자 보따리를 지속해서 풀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타자로 도약했던 추신수를 역대 최고 연봉(27억원)을 들여 1호선수로 영입한 것을 신호탄으로 예비 FA(자유계약선수) 박종훈(5년 총액 65억원)·한유섬(5년 60억원)·문승원(5년 55억원)과는 장기 계약으로 전력 안전판을 마련했다. 올해는 빅리그에서 뛰던 ‘인천의 심장’ 김광현까지 FA 역대 최대 규모(4년 151억원)로 특급대우하며 마운드에 복귀시켰다.

선수 지원뿐 아니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올해 1월 2군 경기장인 SSG퓨처스필드 실내연습장에 5억원 규모 공조시스템을 갖춘 데 이어 3월엔 40억원을 들여 SSG랜더스필드 내 클럽하우스와 더그아웃 등을 전면 리모델링했다.

특히 사우나 시설을 완비한 메이저리그급 클럽하우스 업그레이드의 경우 선수와 스태프의 의견을 반영하는 ‘열린 소통’이 선수단의 성취동기를 끌어올린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시리즈 전적 2승2패로 맞선 5차전을 불과 1시간 앞두고 전격 발표된 김원형 감독의 재계약 결정 또한 파격적이다. 마지막 결전을 앞둔 장수에게 무한신뢰를 심어준 정 구단주의 결단은 역전극으로 3위 키움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는 ‘원팀’의 결속을 불러왔다. 등번호 99번이 새겨진 저지를 입고 직접 응원하는 그가 올해 72차례의 홈경기 중 절반 이상을 직관하면서 선수단의 정서를 파악했던 교감 덕에 가능했던 리더십으로 풀이된다.

개막 10연승부터 1위를 굳건히 지킨 ‘1강’ 성적표에 홈 팬들도 랜더스필드 가는 길을 재촉했다. 자체 브랜드들과 연계한 시너지 마케팅으로 팬심을 끌어모은 정 구단주의 흥행몰이 선도에 힘입어 SSG는 인천 연고구단 최초로 정규시즌 관중 수 1위(98만1546명)를 달성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1만3633명이다.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키움을 꺾고 창단 2년 만에 천하를 제패한 SSG 김강민(가운데 왼쪽)과 정용진 구단주를 비롯한 선수단이 챔피언 깃발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에서 키움을 꺾고 창단 2년 만에 천하를 제패한 SSG 김강민(가운데 왼쪽)과 정용진 구단주를 비롯한 선수단이 챔피언 깃발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으로 치달으며 관중 입장조차도 어려운 때 야구단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던 정 구단주의 혜안이 ‘SSG 천하통일’로 빛을 발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랜더스 데이’ 할인행사, ‘랜더스 굿즈’ 판매 등으로 유통계열의 이마트와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푸드 등과 연결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시도해왔던 이른바 ‘신세계 유니버스’ 확대에도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전신인 와이번스가 2007, 2008, 2010, 2018년 한국시리즈를 석권하면서 열었던 ‘SK왕조’는 10년 넘게 스포테인먼트로 프로야구의 지평을 넓혔다. 사상 네 번째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으로 ‘쓱(SSG)쓸이’ 시대를 연 SSG도 그에 못지않는 스포테인먼트를 지향하며 KBO리그에 새로운 성공모델을 안착시키기 시작했다. 경쟁 상대를 테마파크 등으로 넓히며 고객경험을 확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창단 당시 "야구에 열정적이면 본업인 유통과 연결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한 정 구단주의 지론은 창단 첫 우승을 트리거(방아쇠)로 체험형 유통시대를 여는 길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구장을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확대해 새로운 고객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지향점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인천 청라동에 SSG 랜더스가 사용할 돔구장을 건설하고, 인근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를 완공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인천시와 2만석 규모의 야구 돔구장이자 K팝 공연 등 문화공간 역할도 겸하는 최첨단 멀티스타디움 건설과 체류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 지하철 역사 신설을 포괄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당시 그룹을 대표해 유정복 인천시장과 신속 추진·협력 강화의 맞손을 잡은 정용진 부회장은 "청라 돔구장의 조속한 추진을 통해 인천이 다른 지자체보다 앞서 돔구장 시대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인천이 국제도시로 발전하는 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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