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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따라잡기 나선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의 장단점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2.11.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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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쿠팡 ‘로켓배송’ vs 네이버 ‘네이버 도착보장’.

배송 경쟁이 정점에 다다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 e커머스 업계에선 쿠팡이 신속 정확 배송의 표본처럼 꼽혀왔다. 수년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전국 곳곳에 대형 풀필먼트 센터와 배송 캠프를 건립했다. 이곳에 직매입한 상품들을 미리 입고시키고, 자체 고용한 배송 기사들이 고객 주문에 맞춰 실시간으로 상품을 배송했다. 그 결과 국내에선 볼 수 없던 초고속 배송의 혁신을 일궈냈다고 평가받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제공]

이 때문인지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도입한 이후 사상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매출 51억133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억1511만달러 손실에서 7742만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쿠팡 측이 제시한 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340.5원을 적용하면 매출은 6조8383억원, 영업이익은 1037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쿠팡 성장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쿠팡은 창고 운영부터 배송까지 일련의 물류 프로세스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초기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 8년 간 총 6조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감내한 대목에서 알 수 있듯,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가까운 물류 인프라 투자가 이뤄졌다.

다만 쿠팡이 모든 것을 직접 총괄하기 때문에 효율화 측면에선 강점을 보일 수 있었다. 자체 풀필먼트 센터를 통해 유통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며 새벽 배송 및 당일 배송 등을 제공하니 사업 효율성이 높고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실적 발표 투자자 컨퍼런스 콜에서 “기술과 통합 물류, 라스트 마일(최종 배송 단계)을 더한 물류 네트워크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것이 결실을 봤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다음달부터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 론칭을 예고하면서 쿠팡과 경쟁 구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파스토 등 물류 기업, 신세계그룹 이마트 등 제품 판매 회사와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를 결성했다. 얼라이언스 모델은 이미 글로벌에서 검증된 모델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알리바바와 다국적 기업 쇼피파이가 이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쿠팡과는 반대로 초기 운영에 있어 장점은 확실하다. 각사는 필요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므로 초기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네이버 입장에선 이들을 한데 모아 활용할 플랫폼만 마련하면 되는 셈이다. 각사의 독립 운영을 유지하며 사업에 특화된 부분을 네이버란 플랫폼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지만 효과성 측면에선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는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NFA는 4자 물류(4PL) 형태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는 회사에서 발생한 물류 업무를 외부 물류 전문 기업에 맡기는 형태인 3자 물류(3PL)에 컨설팅과 IT 서비스 제공이 결합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파트너사에 문제가 생기면 배송 서비스가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올해 초 있었던 CJ대한통운의 대형 파업 사태가 다시 발생할 경우 네이버는 제대로 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CJ대한통운 로고 [사진=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 로고 [사진=CJ대한통운 제공]

이런 가운데 네이버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하며 네이버와 지분을 교환한 기업들 속앓이마저 커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돌고 있다. 전반적으로 증시가 하락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받은 지분 가치가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성장주인 네이버 주가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신세계, 이마트 등 다양한 업체와 제휴, 투자뿐만 아니라 지분 교환을 통해 유기적인 생태계를 만들어왔다. 이 기업들이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주가가 고공 행진하던 2020년과 지난해 지분을 취득했다. 네이버 주가는 2020년 초 20만원을 밑돌았으나 수직 상승하며 지난해 7월 26일 기준 46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주가 급락으로 수백억원의 평가 손실을 보게 됐다. 17일 기준 18만8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긴축 기조 전환 기대감에 네이버를 비롯한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한 기업들의 원금 회복까진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일부 증권사들도 네이버에 대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CJ대한통운과 신세계 측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것은 장기적으로 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주가 급락이 크게 의미를 갖진 않는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고, 투자 개념 성격으로 매입한 것도 아니다”고 밝혔고, 신세계그룹 관계자 역시 “기업 대 기업끼리 지분을 교환하는 경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로 협력을 하겠다는 뜻이다. 장기적으로 네이버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해서 지분을 교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배송 경쟁에서 새 모델로 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NFA. 이들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빠른 배송 프로젝트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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