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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심리 고스란히 받아내는 소비자심리지수, 그 민감한 위축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11.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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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외환위기 이후 최고수준으로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 통과를 가늠할 수 없는 고물가 상황,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돌아간 고환율에 경제 버팀목인 수출마저 2년 만에 감소하면서 역대 최대의 연간 무역적자가 예상되는 저성장 국면, 미국 주도의 긴축 스텝에 맞춰 가파르게 상승하는 고금리 기조.

모두 올해 한국 경제가 맞고 있는 이같은 복합위기의 면면은 미디어 뉴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면서 경제 전망과 소비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공급망 훼손과 인플레이션으로 다층적인 위기를 몰고온 올해같은 불확실성의 시기에는 경제뉴스를 수용하는 민감도는 높아지고, 그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데도 신중도가 커지게 된다.

경제기사를 비롯한 뉴스로 파악하는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뉴스심리지수(NSI)’도 요즘같은 위기 국면에선 유용한 지표로 주목받는다. 2005년부터 작성된 50여개 언론사의 경제 분야 기사에서 표본 문장을 매일 1만개씩 무작위로 추출해 긍정, 부정, 중립의 감성을 기계학습 방식으로 분류해 그 차이를 계량화한 지수다.

한국은행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뉴스 센티멘트 인덱스’를 모델로 개발한 지 2년 만인 지난 2월부터 본격 공개하고 있는 NSI는 소비자심리지수(CCSI)에 1개월가량 선행한다. 한은에 따르면 NSI와 CCSI간 최대상관계수는 1에 가까운 0.75로 분석된 만큼 소비자 심리 파악에 새로운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10월 NSI와 11월 CCSI도 이같은 상관관계를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NSI는 81.25로 전월(88.97)보다 7.72포인트(p) 하락,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79.16)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5월(103.62) 이후 낙관과 비관을 가르는 기준선인 100을 하회(비관적)하다가 9, 10월 연속 80대까지 떨어졌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경제심리가 2년 반 만에 나빠진 것이다.

한은이 2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11월 전체 CCSI는 86.5로 전월(88.8) 대비 2.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나타내는 이 지수는 지난 6월부터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9월(91.4) 반짝 반등했지만 80대를 유지하는 흐름이다. 특히 CCSI가 경기 둔화 우려 속에 10, 11월 연속 내림세를 보인 것은 NSI의 9, 10월 하락세와 맞물려 후행적인 결과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대미문의 감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세계 경제에 전방위적 타격을 준 이후 어렵게 회복기를 맞나 했더니 인플레이션과 경제 침체를 동반한 충격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파고로 확산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주체의 상황인식과 소비심리를 다시 냉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월과 견줘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에서 현재생활형편(83)만 보합을 기록했을 뿐 소비지출전망(107·-3p), 향후경기전망(54·-2p), 생활형편전망(82·-2p), 가계수입전망(93·-1p), 현재경기판단(46·-1p)이 모두 주저 앉았다. 소비지출전망의 경우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같이 6개월을 기준으로 한 판단·전망 지수 외에 향후 1년 간의 소비 기상도에서도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특히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CSI는 61로 전월보다 3p 하락, 7개월 연속 하강곡선을 그렸다. 2013년 1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석 달째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에 비례해 최근 주택·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가 확대되면서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향후 1년 동안에도 주택가격은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수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1%p 떨어진 4.2%로 하락 전환, 향후 물가불안 심리는 다소 둔화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역대 최대치인 4.7%로 치솟은 이후 8월(4.3%), 9월(4.2%), 10월(4.3%), 11월(4.2%)로 한달 건너 0.1%p의 등락만을 거듭하는 횡보가 이어지고 있어 고물가 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불확실해 보인다.

경제·통화당국에서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그린북(월간 경제동향) 진단도 11월까지 반 년째 '경기둔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경제심리 위축은 깊어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 여건은 갈수록 불확실성에 휩싸이지만 40여년 만의 고물가에 대응하느라 거침없는 ’긴축 과속‘을 결행하는 미국 중앙은행 인사들의 ’강·온‘ 발언 하나하나까지 미디어 보도를 통해 경제주체들에게 가감없이 전해지는 초연결 시대이기에 그만큼 경제심리 민감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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