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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메뚜기떼 재앙은 과장된 노파심의 산물?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09.0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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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나타나 농민을 수심에 젖게 한 해남 메뚜기떼는 재앙일까 축복일까? 메뚜기 재앙 소식이 며칠 동안 화제로 떠올라 공포감마저 불러일으켰다. 과연 메뚜기떼는 재앙의 신호일까, 과도한 노파심의 산물일까? 외신에 따르면 최근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도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 떼가 도심을 덮어 주민들을 공포에 질리게 했다. 메뚜기 떼가 하도 많아 일본 크기의 면적에 피해를 입혔으며 메뚜기가 집안까지 날아들어 주민들이 전율에 휩싸였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1일 해남군에 따르면 31일까지 진행된 방제작업으로 해남군 산이면 덕호리에 출연한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 떼는 제거됐고 추가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해남군 관계자는 방제가 90% 이상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처음에 나타났던 메뚜기 떼의 개체 수에 비해 메뚜기의 사체가 턱없이 적어, 방제작업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대거 이동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번에 해남에 나타난 메뚜기떼는 한때 중국에서 유입됐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외래종이 아니라 오랜 세월 우리 땅에 서식한 메뚜기과의 풀무치인 것으로 밝혀졌다. 풀무치가 높은 밀도로 한꺼번에 출현하다 보니까 평소에 이런 광경을 목격하지 못한 농민들이 외래종으로 착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메뚜기 종은 삼국사기나 조선왕조실록에도 ‘비황’이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과거에도 큰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920년에는 북한 청천강 유역에서, 1950년에는 인천광역시 덕적도에서도 이 곤충이 집단으로 발생했다.

미래 식량위기를 걱정하는 선진국 식품영양 전문가들은 인구증가와 농작물 소출의 감소로 인한 식량부족, 쇠고기 생산과 관련한 환경오염 증가 등을 고려해 메뚜기 같은 곤충이 미래 식량대체원으로 적합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곤충은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적고, 양질의 단백질 등 다양한 영양분이 듬뿍 들어 있어 이를 식량으로 섭취하면 만성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알고 보면, 해남 메뚜기떼는 재앙이 축복인 것이다. 지난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는 메뚜기를 포함한 곤충의 식량화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에 200여 종 남아 있는 메뚜기가 유년 시절의 동심을 되새기게 하는 추억의 곤충에서 재앙을 예고하는 혐오동물로 낙인찍힌 뒤 인류의 민생고를 해결해줄 대안으로 각광을 수 있다니, 메뚜기 팔자가 뒤웅박 팔자다. 김대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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