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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풍구 붕괴 사고, "아 대한민국!"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10.1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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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해지는 인재(人災) 이야기가 묵은 유행가 가락처럼 또 들려오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판교에서 일어난 환풍구 붕괴 사고가 인재라는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정말 사고공화국이라는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번 환풍구 붕괴사고를 비롯해 올해만 해도 이와 유사한 사고가 눈 돌릴 틈 없이 발생한 것이 엄연한 현실인 까닭이다.

 

 

 

 

16명 사망, 11명 부상이라는 대규모 인명 사고가 부실한 관리에서 비롯된, 예고된 사고였음이 드러나면서 꼴사나운 네탓 공방도 여지 없이 등장하고 있다. 우선 이번에 판교에서 일어난 환풍구 붕괴사고가 인재라는 점은 여지 없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수천 수만의 인파가 몰릴 것이 뻔한 장소에 문제의 환풍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접근 차단 장치나 제지 인력이 없었다는 점이 첫번째 문제점으로 꼽힌다. 연단의 사회자가 환풍구에 올라가지 말라고 멘트를 한 것만 보아도 환풍구 붕괴사고는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문제의 환풍구가 비전문가의 눈에도 그만큼 취약해 보였다는 뜻이다.

실제로 사고 이후 환풍구 시설 자체에 대한 문제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환풍구 덮개 자체도 문제려니와 덮개를 받치는 지지대가 약했기 때문에 환풍구 붕괴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규정상 위반은 아닐지 모르지만 높이가 1.3m에 불과한데다 차단 장치가 없어 사람이 올라가기 쉽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중이 모이는 곳일 경우 환풍구가 천장 위치가 아닌 벽쪽을 향하게 만드는 것도 고려해봄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인재임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네탓 공방도 치열해지고 있다.

행사 주최측으로 알려졌던 경기도와 성남시는 "우린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이같은 태도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환풍구 붕괴사고가) 경기도에서 발생한 일이니 내 책임"이라고 한 말과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눈총을 사고 있다. 환풍구 붕괴사고 수습보다 발뺌에 더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이유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행사를 주관한 이데일리가 자기들 멋대로 행사 주최자로 경기도와 성남시를 명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와 시는 이데일리로부터 구두로든 문서로든 주최가 되어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광장이 공연장으로 쓰이게 된데 대해서도 경기도와 성남시는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공연 장소가 일반광장인 탓에 조례상 허가나 승인 대상이 아니라는게 도와 시의 설명이다.

공연 관객의 안전을 지원했던 경기과학기술진흥원도 환풍구 붕괴사고 이후 네탓 공방에 가세하고 있다. 안전사고 책임은 업체측이 져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진흥원은 공연이 있기전 홍보 자료 등을 통해 자신들이 판교테크노밸리축제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진흥원은 특히 "관객 안전과 관련된 제반사항을 지원한다."고 밝히기까지 했었다.

한편 지난 17일 저녁 6시가 조금 못된 시간 경기도 성남시에서 열린 판교테크노밸리축제 축하공연 도중 환풍구 붕괴사고가 발생해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하는 참극이 빚어졌다. 환풍구 붕괴사고는 공연 무대 근처의 건물 환풍구 덮개 위에 올라가 공연을 관람하던 사람들이 환풍구 덮개가 꺼지는 바람에 20여m 아래로 추락함으로써 발생했다.

환풍구 붕괴사고의 원인이 된 이날의 야외공연에는 걸그룹 포미닛과 티아라 등의 출연이 예고되면서 많은 인파가 몰렸었다.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환풍구 붕괴사고, 그리고 이후 사후 처리과정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한 시민은 “환풍구 붕괴사고 또한 대한민국의 빨리빨리 병으로 인한 참사일 수 있다. 빠른 것이 좋다는 생각해 대충대충 얼렁뚱땅 급히 하려다가 이런 붕괴사고를 초래한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는가 하면 또 다른 시민들은 “얼마나 빨리 지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지었는지 자랑하는 시대는 갔다. 얼마나 안전하게 지었는지가 최고의 덕목이 돼야 한다. 환풍구 붕괴사고는 우리의 가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거나 “환풍구 붕괴사고, 선진국에서 이번 환풍구 사고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언제까지 우리는 사고공화국의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야 할까” 등의 의견을 씁쓸하게 내놓기도 했다. 김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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