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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사퇴, 벽오동 심은 뜻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10.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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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사퇴, 행간에 숨은 뜻은?

정치인의 진퇴는 늘 정치적 해석을 부르게 마련이다. 정치인이 직에서 물러날 땐 사직의 변이 따르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속에는 복잡다단한 정치적 계산과 그를 기반으로 한 고도의 미래 예측이 담겨 있다고 보는게 보통이다. 항차 잠룡임에야 말해 무엇할까.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52)이 느닷없이 당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할 뜻을 밝혀 그 속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돌발행동을 했다는 비교적 단순한 분석이 있는가 하면, 친박 교감설, 심지어는 김무성 대표와의 사전 교감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김태호 의원의 복잡하고 치밀한 속내를 한마디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인 듯하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가 오래 전부터 잠룡의 한 사람으로 거론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존재감이 미미해졌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김태호의 난'으로 불리는 이번 사태로 인해 일거에 세인의 눈길을 잡아끄는 효과를 얻고 있다. 물론 당사자가 이를 의도했는지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결과가 그렇다는 얘기다.

김태호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가 명분이 약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호 의원이 내세운 최고위원 사퇴의 변을 요약하면 "당장은 경제에 올인하고, 그 다음엔 개헌에 힘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동시에 주기 위해"로 정리된다. 직접적인 워딩은 아니지만 당 최고위원회와 이후 기자들과의 문답 등을 통해 나온 발언의 요지는 그 정도 내용이다. 그러나 정말로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자 했다면 의원직을 내놓았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개헌 지지자로 알려졌던 김태호 의원이 공개회의 석상에서 "개헌 문제가 정국 이슈가 돼 경제 활성화가 묻히고 말았다."고 주장하면서 김무성 대표를 직접 겨냥해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를 애절하게 말해온) 박근혜 대통령에게 염장을 뿌렸다. 많이 가슴 아프셨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다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단순히 경제 민주화가 우선임을 강조했다고 보기엔 김무성 대표를 향한 발언 강도가 지나치게 셌다고 비쳐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친박계 최고위원인 서청원, 이정현 최고위원이 뒤이어 동반 사퇴를 하지 않는 한 이번 김태호 최고위원의 사퇴가 친박 대 비주류의 전면전으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김태호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공개 부분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 활성화 과제가 개헌 논란에 묻힌 현 상황에 대해 개탄하면서 최고위원직 사퇴를 천명했다.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는 직을 걸고 정기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였다.

김태호 의원은 또 "국회가 뭘 하는 곳인지, 밥만 축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나 자신부터 뉘우친다는 뜻에서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말했다.

회의 이후 기자들을 만난 김태호 의원은 자신의 사퇴가 "여야를 통틀어 경제 상황 개선에 올인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태호 의원의 최고위원 사퇴 선언에 당황한 김무성 대표는 "좀 이해가 안간다. 다들 이해가 안간다는 분위기였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퇴 파동 당일 저녁 김무성 대표는 만찬을 위해 식당에 들렀다가 우연히 김태호 의원과 마주쳐 사퇴 의사 철회를 요구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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