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 만족도가 국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8세 미만 청소년이 있는 4,007가구(빈곤가구 1499가구 포함)를 대상으로 아동종합실태를 조사해 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꼴찌였다.
11세, 13세, 15세 아동을 대상으로 측정한 삶의 만족도(100점 만점)에서 한국은 60.3점으로 OECD 최저였다. 이는 꼴찌에서 두 번째인 루마니아의 76.6점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은 점수였다.
아동 청소년의 삶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북유럽의 네덜란드로 94.2점이었다. 이어 아이슬랜드(90.2점), 핀란드·스페인(89.8점) 순이었다.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의 삶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은 학업 스트레스였고 이어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방임, 사이버 폭력 순이었다.
인터넷·스마트폰 등 매체중독 고위험에 포함되는 초등학생은 16.3%에 이르며, 아동 스트레스 및 우울 수준도 2008년보다 증가했다.
삶의 질과 관련 아동 성장에 필요한 물질적·사회적 기본조건의 결여수준을 나타내는 아동결핍지수도 54.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항목별로는 정기적 취미활동(음악, 스포츠, 동아리 활동 등)의 결핍률이 52.8%로 가장 높았고, 가정 내에서 인터넷 활용에 대한 결핍률이 3.5%로 가장 낮았다.
대체로 여가활동 및 각종 여가향유를 위한 인프라 관련 항목의 결여수준이 높았는데 학업에 매진하는 한국 사회의 교육 현실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초중고 아동(6~17세)의 경우 77.4%가 입시과목 보충을 위한 민간 사교육을 이용했다.
소득별로는 차상위계층과 기초수급자 등 빈곤가구 아동의 아동결핍지수가 85% 이상, 가구형태별로는 한부모 및 조손가구의 결핍지수가 75.9%로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 빈곤도 심각했다. 경상소득 기준으로 중위소득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대적 빈곤율이 8.25%에 달했다. 6~8세 가구가 6.76%로 상대적으로 낮고 12~17세 가구가 9.2%로 높았다.
이와 관련 아동의 8%, 빈곤가구 아동의 42.2%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먹을 것을 살 돈이 없는 '식품빈곤' 상태를 경험했다.
아울러 삶의 질이 낮은 탓인지 9~17세 아동의 3.6%는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생활안전 및 아동보호 실태도 빨간불이었다. 1년간 안전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아동은 44.3%에 불과했고, 1년에 1회 이상 신체학대를 경험한 아동은 6.1%, 정서학대 경험아동은 11.9%에 달했다.
또 6~8세 아동 방치율은 2008년 51.3%에서 2013년 38.1%로 개선됐으나 아동의 10%(빈곤아동의 17.4%)가 매일 방과 후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이밖에 향후 보완 및 도입이 필요한 정책으로 일반가구는 아동 성폭력 예방(30.4%), 학교폭력 예방(29.6%), 방과 후 돌봄정책(29.1%) 등을 꼽았다.
빈곤가구는 한부모 및 조손가족 지원정책(50% 이상), 의료비 지원(30% 내외), 아동수당정책 도입(27%) 순이었다. 정부가 제공하는 아동정책에 대한 만족도는 무상보육(41.5%), 빈곤아동지원(31.3%), 학대아동보호(27.1%) 순으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