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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업체고소, 적반하장도 유분수?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11.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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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과자업체 고소, 일베 없는 곳이 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가운데 가장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건 뭘까. 두말 할 것 없이 바퀴벌레다. 약 3억5천만 년 전 고생대 석탄기에 출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바퀴벌레는 현재까지 형태적인 큰 변화 없이 환경에 적응하며, 심지어 많은 종을 분화시키며 생명력을 이어왔다. 지금까지의 추세대로라면 언젠가 인류가 멸종해도 바퀴벌레만은 끝까지 살아남아 또 한 번 진화를 거듭할 지도 모를 일이다. 징그러운 생김새와 결코 득 될 것 없는 생태적 습성, 이는 바퀴벌레에 연신 학을 떼게 한다. 호두과자업체고소에 갑작스레 바퀴벌레의 끈질긴 생명력이 연상되는 건 왜일까. 언젠가부터 서서히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엄연한 문제적 집단으로 자리하고 있는 일베, 이들의 손길이 구석구석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 일베가 아닌 이들에 비한다면 명백히 소수인 일베, 하지만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지 않는 질긴 생명력은 호두과자업체고소로 또 한 번 강인함을 증명했다.

천안동남경찰서는 지난 12일, “천안의 호두과자 업체 대표 아들 A씨가 대리인 자격으로 4~5월쯤부터 세 차례에 걸쳐 업체 홈페이지 등에 업체를 비난하는 글을 남긴 네티즌 150여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일베 회원인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 호두과자 업체의 제품 사진을 게재했다. 당시 공개된 호두과자 포장 박스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이미지 ‘노알라’가 새겨져 있었으며 ‘중력의 맛’, ‘고노무 호두과자’, ‘추락주의’ 등의 문구가 함께 적혀 있었다.

해당 단어들은 일베(일간베스트)에서 사용되는 노 전 대통령의 비하 단어들이다. 이에 비난이 쇄도하자 A씨는 “어떤 정치적 의도나 목적으로 스탬프를 제작, 의뢰한 게 아니다. 한 일베 회원이 맛있게 먹은 보답 차원에서 이벤트성으로 보내준 것이다”라며 사과의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A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호두과자 업체를 향한 누리꾼들의 비난은 계속해서 지속됐다. 이에 A씨는 “당시 사과문을 올렸음에도 그 사람들은 홈페이지에 심한 욕을 썼다. 그로인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금전적인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시 사과는 사태 수습용으로 한 것이다. 내용을 읽어보면 사과보다 해명에 더 가깝다. 그마저도 이시간부로 전부 다 취소하겠다”는 말과 함께 150여명의 누리꾼들을 고소했다.

현재 경찰은 A씨의 고소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인 상태다. 욕설이 심한 경우는 기소를 하고 일상적인 말을 한 사람은 내사종결 했으며 A씨와 몇몇 누리꾼은 개별적으로 합의도 하고 있는 상태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현재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는 일일 트래픽 초과로 차단된 상태다.

호두과자업체고소 소식을 전해들은 이들은 “참 세상 말세다, 말세.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됐지. 지금 세상은 일베와 일베가 아닌 사람으로 나뉠 수 있을 정도인 듯”, “호두과자업체고소, 아무리 대통령을 호불호에 따라 욕할 수 있는 시대라지만 돌아가신 한 나라의 대통령을 이런 식으로 희화화해도 되나? 보고 있으니 그저 씁쓸하네”, “호두과자업체 고소, 공중파 방송에까지 일베 관련 용어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마당에 지방의 한 호두업체에서 난리 난 게 뭐 대수래. 이제 일베 생명력은 놀랍지도 않다”등 분분한 반응을 보이며 혀를 내둘렀다. 김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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