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7-07 19:26 (화)
"정규직 해고? 언젠 못했나?"
"정규직 해고? 언젠 못했나?"
  • 업다운뉴스
  • 승인 2014.11.26 13: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획재정부 관리의 말 한마디로 노동계가 발칵 뒤집혔다. 정부가 기업들에게 정규직 해고를 보다 수월하게 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엔 고용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 보니 기업들이 정규직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고, 이로 인해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다는 정부의 기본인식이 깔려 있다. 때맞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정규직 과보호'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최 부총리 등 정부 당국자들의 시각은 정규직 해고가 어려워지다 보니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성이 지나치게 불안해졌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자유로운 정규직 해고와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이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정부 주장의 논리적 타당성 여부를 떠나 정부가 기업들로 하여금 정규직 해고를 보다 용이하게 해주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자 즉각 반발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당장 야당부터 반발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 등 야당은 약속이나 한 듯 격렬한 표현을 동원해가며 정부 당국을 비난했다. 새정치련 박수현 대변인은 정규직 해고를 쉽게 해주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노동자 살인 대책" "노동자 처우 하향 평준화" "기업 이익만 챙기려는 기재부 관리들" 등등의 격한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또 "탁상행정가들부터 정리해고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통진당 역시 "정규직 해고가 비정규직 대책이냐."며 비난전에 가세했다.

정부에 대한 야당의 반발은 정규직 과보호가 사실인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다 같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마당에 정규직 해고를 더욱 자유롭게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 야당측의 논리다.

논란의 시발은 기재부 관리의 발언이었다. 사태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24일 오전 기재부 고위 관리 한명이 기자실로 찾아가 브리핑을 자청했다. 이 관리는 내년도 경제운용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도중 인력 부분의 구조개혁에 대해서 언급했다.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함께 고용 유연성이 균형을 잡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정규직 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합리화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취지의 부연설명과 함께였다. 이 말이 화근이었다.

이 발언은 다음날 오후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말을 통해 더욱 실감나게 다가서기 시작했다. 최 부총리는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규직 과보호 속에 비정규직은 덜 보호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겁나서 정규직을 못뽑고, 결국 비정규직만 양산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기재부는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내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정규직 해고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는게 해명 요지였다. 그러나 발언은 이미 입밖으로 새어나간 뒤였다.

누리꾼들은 정규직 해고를 용이하게 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정규직 해고? 언제는 못했나? 나이 40만 되면 보따리 쌀 준비하고 사는 월급쟁이들 사정도 모르나?" "정규직 해고 더 쉬워진다고? 지금도 쉬운데 그럼 어떻게 되는거야?" "아니, 정년 60세로 연장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정규직 해고 도와주지 못해 난리람.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가?" "철밥통 공무원들이 샐러리맨의 애환을 알까? 정규직 해고 열풍이 또 한바탕 몰아치겠군" 등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