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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수술 의사, 한사람 뿐일까?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12.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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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음주 수술 의사 등장에 비난의 화살이 봇물 터진듯 쏟아지고 있다. 음주 운전 이상으로 음주 수술이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세인들은 음주 수술 의사의 등장에 한번 놀랐고, 해당 의사를 형사적으로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사실에 두번 놀랐다.

한편으론 음주 수술 의사가 이번에 문제가 된 의사 뿐일까 하는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실 의료계에선 흔치는 않지만 음주 진료, 나아가 음주 수술 의사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있는게 사실이다. 대형병원들의 편법적인 전공의 제도 운영과 위계질서를 중히 여기는 의료계의 풍토가 그 배경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전공의 제도의 편법적 운영이 음주 수술 의사를 낳는 요인이 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의료계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일부 대형병원들은 규정상 특정한 전공의를 매일 당직으로 지정할 수 없게 되자 근무표엔 비번으로 적어놓고 실제로는 거의 매일 특정 전공의들을 당직으로 투입하는 일을 암암리에 행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음주 수술 의사도 전공의 1년차로서 근무표 상 당직이 아닌 상태에서 식사 때 반주를 한 뒤 긴급히 응급실에 투입돼 화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하나 음주 수술 의사를 낳는 원인은 군대 못지 않게 상하간 위계질서를 엄히 지키려는 의료계의 풍토다. 이와 관련, 서울의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한 전공의는 "전공의들은 회식때 교수나 선배가 술을 권하면 당직이든 아니든 이를 거부하기 힘든게 사실"이라며 "교수가, 또는 선배가 권하는 술을 거부하면 '윗사람이 권하는데 거부하겠다는거냐?'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의료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중 일부는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음주 수술 의사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으로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음주 수술 의사가 더 이상 나타나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제도 개선과 의료계의 그릇된 관행 폐지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인천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서 지난 28일 밤 11시쯤 성형외과 전공의 1년차 의사가 술에 취한 채 턱이 찢긴 네살 어린이 환자를 수술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문제의 의사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하게 찢긴 어린이의 상처 부위를 엉성하게 꿰메었고, 이로 인해 상처가 제대로 봉합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자 의사의 행동을 이상히 여긴 가족이 음주 상태 아니냐는 항의를 했고, 결국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음주측정기를 이용해 해당 의사가 음주상태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음주 진료를 이유로 음주 측정을 강제할 법적 조항이 없어 혈중알코올 농도는 측정하지 못했다.

경찰은 또 음주 진료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해당 의사를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의료 과실이 드러나 문제가 생길 경우 과실치사상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병원측은 문제의 의사가 당일 당직이 아니어서 저녁 반주를 마셨다고 해명했다. 병원측은 해당 의사를 파면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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