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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기자회견, 10년 뒤 세상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12.2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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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기자회견, 얼마나 참담했으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말은 언제나 송곳같았다. 상대의 약점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말은 언제나 속사포처럼 빠르고 깊게 찔러댔다. 하지만 이날 이정희 기자회견에서는 예의 그 빠르고 날카로움이 사라졌다. 통합진보당의 해체 결정이 그만큼 큰 충격으로 다가와 영향을 준 탓이리라.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정희는 느릿느릿 하지만 또박또박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결기는 서려있었다.

 

 

 

 

기자회견에 임하는 이정희 표정에서는 과거 대선 방송에서 보여줬던 여유로움과 톡톡 튀는 개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에 기가 빠진 듯 넋이 나간 듯 힘겹게 원고를 읽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헌재 결정이 있기 10분 전 이 곳을 찾을 때만 해도 이정희의 모습은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정희는 예상을 어떻게 하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입을 다문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기자회견에서는 그 참담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민주주의 몰락, 독재주의 전락, 민중의 정치 금지, 암흑의 시간 등등 부정적인 어휘들이 총동원됐다. 그리고 이정희는 진보정치를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진보정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다시 이야기했다. 다시 일어서 전진하겠다는 다짐과 함께다.

이날 통진당 해산과 그에 대한 이정희 기자회견을 접한 이들의 반응은 다채롭게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이정희 기자회견, 그동안 마음 고생을 많이 하고 결국 이번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는지 얼굴이 많이 상한 듯하다.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토론할 때 정말 시원하게 몰아붙였는데 이 때문은 아니겠지”라고 말하는가 하면 또다른 누리꾼은 “이정희 기자회견, 그 말마따나 역사가 이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 어쩌면 남북으로 갈라선 분단국가의 씁슬한 자화상이 아닐는지?”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민성기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졌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대한민국을 독재국가로 전락시켰습니다. 6월 민주항쟁의 산물인 헌법재판소가 허구와 상상을 동원한 판결로 스스로 전체주의의 빗장을 열었습니다. 오늘 이후 자주 민주 평등 평화통일의 강령도 노동자 농민 민중의 정치도 금지되고 말았습니다. 말할 자유, 모일 자유를 송두리째 부정당할 암흑의 시간이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하는 저의 마지막 임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진보정치 15년의 결실, 진보당을 독재정권에 빼앗겼습니다. 오늘 저는 패배했습니다. 역사의 후퇴를 막지 못한 죄, 저에게 책임을 물어주십시오.

오늘 정권은 진보당을 해산시켰고 저희의 손발을 묶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 마음속에 키워 온 진보정치의 꿈까지 해산시킬 수는 없습니다. 오늘 정권은 자주 민주 통일의 강령을 금지시켰지만 고단한 민중과 갈라져 아픈 한반도에 대한 사랑마저 금지시킬 수는 없습니다. 이 꿈과 사랑을 없앨 수 없기에 어떤 정권도 진보정치를 막을 수 없고 그 누구도 진보정치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잊지말아주십시오. 민주주의와 진보를 향한 열망은 짓누를수록 더욱 넓게 퍼져 나간다는 역사의 법칙을 기억해주십시오. 종북몰이로 지탱해온 낡은 분단체제는 허물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보당과 국민여러분이 함께 나눴던 진보정치의 꿈은 더욱 커져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진보당과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믿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 가혹한 순간을 딛고 일어나 전진할 것입니다. 저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의견의 차이를 넘어 진보당 해산을 막는 데 나서주신 각계 인사들과 진보정치를 응원하고 진보당을 아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 올립니다.

시련의 시기 진정한 친구로 나눈 우정을 귀하게 간직하겠습니다. 진보당의 뿌리이고 중심의 노동자 농민의 변치 않는 지지와 신임에 당을 대표하여 머리 숙여 존경의 인사드립니다. 저희의 잘못도 책임도 꿈도 사랑도 한순간도 잊지 않고 반드시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의 나라를 국민여러분과 함께 만들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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