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전쟁 시작?
말 안 듣는 ‘중2병’ 아들을 훈계하기 위해 부모가 인터넷 선을 끊어버린 격이다. 북한 인터넷 다운 사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쌍방의 혐의(?)가 확실히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는 전자에 비해 북한 인터넷 다운은 그 주체가 불분명한 상태다. 누가 북한 인터넷 다운을 유도했으며 그는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여부조차도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여론은 북한 인터넷 다운 사태를 두고 하나의 시나리오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도발했고 미국이 응징했다’는 게 다수 여론의 추측이다. 물론 증거는 없다. 단지 심증만이 존재할 뿐이다. 과연 북한은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걸까? 물증은 없고 심증만 있어 더욱 치열하게 느껴지는 북한과 미국의 기 싸움, 북한 인터넷 다운으로 수면위에 드러난 숨 막히는 물밑 전쟁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북한의 인터넷 보급률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도 남한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그 혼란은 자못 심각했을 터다. 그만큼 세상이 웹과 앱으로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 시대에 인터넷이 안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참사일 수 있다. 북한 인터넷 다운은 정치적인 압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소니 해킹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응징으로 풀이하고 있다. 물론 거기에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이 사태가 어떤 국면을 맞을지 눈길을 잡는다.
북한의 인터넷이 완전히 다운됐다는 소식에 국내 누리꾼들은 “북한 인터넷 다운,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소니 해킹’에 대한 응징일까? 왠지 ‘북한인 듯 북한 아닌 북한 같은’ 테러네. 무식하게 핵으로 협박만 할 줄 아나 했더니 북한한테 이런 지능적인 면이 있을 줄은 몰랐네”, “북한 인터넷 다운은 결국 다 자업자득인 거지. 딱 봐도 소니 해킹할만한 나라는 북한밖에 없는데. 존재 숨기고 테러하면 아무도 모를 줄 알았나보지?”, “북한이 당장 ‘인터뷰’ 개봉할까봐 급급해서 멀리 내다보지 못했네. 감히 미국을 건드리다니. 어쩌면 북한 인터넷 다운은 미국이 선포한 보복의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등 분분한 반응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