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세모녀 살인사건, 무엇이 천륜을 끊었는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01.07 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모녀 살인사건, 이 시대의 우울한 초상?

가난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불안도 마찬가지다. 세모녀 살인사건은 이 씁쓸한 옛말을 다시금 상기시켜줬다. 최근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핫한 인기다. 아이들과 48시간을 오롯이 함께 하며 고군분투하는 ‘슈퍼맨’들의 모습은 모정 못지않게 뜨거운 부정을 증명하며 진한 감동을 선사해준다.

 

 

 

 

 

 

 

 

세모녀 살인사건이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죽하면 자신의 손으로 천륜을 끊어야 했을까. 그놈의 돈이 뭔지, 그리고 그로 인한 불안감은 얼마나 큰지?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비극적인 사건들이 또 한 번 인터넷을 비통함으로 물들이고 있다. 세모녀 살인사건을 보면서 갑자기 직장을 잃어도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그것은 진정 꿈일까?

세모녀 살인사건의 충격이 엄청나다. 이 사건은 직장을 잃은 한 가장이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고 실패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내와 딸 2명을 살해한 사건으로 요약할 수 있다. 40대 가장의 비극은 3년전 시작됐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다. 그는 아파트를 담보로 5억을 빌렸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직장에 그대로 다니는 것처럼 말한 뒤 고시원에서 자리를 잡고 주식에 손을 댔다. 그는 2년동안 생활비로 1억을 쓰고 2억7천만원의 큰 돈을 주식으로 날렸다. 그러면서 불안감이 엄습했고 결국 몹쓸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경찰은 세모녀 살인사건을 정밀하게 조사 중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6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서초동 자신의 집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하고 도주한 가장 강모(48)씨를 경북 문경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47분께 서울 서초경찰서로 압송된 강씨는 입고 있던 후드 셔츠의 모자를 턱까지 끌어내리고 고개를 숙인 채 경찰서 안으로 들어섰다. 포승줄에 묶여 경찰서 로비로 들어온 강씨는 '가족들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하지만 '생활고 때문에 그랬느냐', '유서는 언제 작성했느냐', '신고는 왜 했느냐'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반응도 하지 않았다. 가끔 미세한 떨림이 느껴질 뿐이었다. 고개를 들지 못하던 강씨는 조사를 받으러 들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오전 6시31분께 서초동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거실에서 아내(43)와 큰딸(13), 작은딸(8) 등 3명을 목 졸라 살해하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 당시 '처와 아이들을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고 말한 강씨는 곧바로 잠적해 도주를 시작했다.

강씨가 남긴 노트에는 유서로 보이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ㅇㅇ아(딸),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죗값을 치를게'라는 취지의 글이 발견되기도 했다.

검거 당시 강씨의 옷은 모두 물에 젖은 상태였으며 손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한 흔적이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강씨가 충북 청주시 대청호에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가족을 살해한 이유는 가족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고 진술했다"며 "현재까지 상의 없이 단독 범행인 것으로, 보이나 아직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강씨는 정신 병력이나 우울증 증세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강씨가 정상생활을 하다가 실직 후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세모녀 살인사건을 전해들은 이들은 진한 한숨을 토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세모녀 살인사건, 참으로 기가 막히다. 왜 또 이런 비극이 일어난 거지. 세 모녀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고 세모녀법까지 개정됐건만 여전히 비극은 멈추질 않네”, “세모녀 살인사건, 실로 할 말이 없다. 자신의 손으로 가족의 목숨을 끊다니 가장의 심경은 어땠을까. 도주 중에도 죽느니보다 못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생각을 하니 진심 가슴이 아리다”, “세모녀 살인사건, 두 딸은 무슨 죄야. 무능력한 부모 만나서 미처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가버렸네. 아버지의 주식투자가 문제였군. 부디 다음 생에는 부잣집 딸로 태어나길”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정우석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