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마트 화재, 먹고 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언제부터 먹고 사는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시대가 된 걸까. 양주마트 화재의 전말이 또 한 번 인터넷을 잿빛으로 물들였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의식주, 이것이 해결되지 못한 이들에게 세상은 더없이 비정하기만 하다. 세상의 갑질에 분노하며 이를 온 몸으로 표출했던 사람들, 이 비극의 역사에 양주마트 화재가 또 하나의 우울한 획을 그은 것은 아닌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양주마트 화재는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안타까운 방화사고였다. 대관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누리꾼들은 팍팍한 삶 때문에 빚어진 사건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축하고 있다. 차라리 예상치 못한 사고였다면 덜 안타까웠을 양주마트 화재, 가뜩이나 웃을 일 없는 사회에 다시금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1일 오후 5시 20분께 경기도 양주시 만송동의 한 중형마트에서 큰 불이 나 김모(50.여)씨가 숨지고 마트 점장 송모(49.남)씨가 다쳤다. 마트 안쪽 사무실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마트 건물 전체로 옮겨 붙어 지상 2층 244제곱미터 면적의 샌드위치패널 구조의 마트 건물을 태우고 1시간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장비 16대와 인력을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섰으나 워낙 불길이 거세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의 화재는 마트임대계약에 불만을 품은 임대계약자 부인 김씨의 방화가 원인이라는 게 경찰의 추정이다. 경찰은 분신을 시도한 김씨에 대해 마트를 인수하려고 계약금 5천만 원을 줬는데, 이 계약이 틀어지면서 건물 주인과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들은 이 여성이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직원들과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인화 물질을 들고 마트에 들어가 문을 잠근 뒤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주의 한 마트에서 화재가 나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이들은 “양주마트 화재, 이건 또 뭔 일인가? 마트 측의 신종 갑질 등장인 건가. 김씨가 죽기 살기로 불을 지르며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양주마트 화재, 오죽 절박했으면 50대 아줌마가 자기 몸에 불을 질렀을까. 양주마트 화재는 고단한 이 시대 서민들이 그려낸 또 하나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한 번 잘 살아보겠다고 시작한 일일 텐데 결국 마지막은 비극이 됐네. 역시 돈 없고 백 없는 서민들은 새드 엔딩만이 답인가”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양주마트 화재 사건에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민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