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여고생, 아까운 청춘들이 왜 그랬을까? 세상에는 참으로 알 수 없는 일들이 많다. 그러나 능히 짐작할 만한 일도 많다. 대전 여고생 사망 사건도 그럴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이명박 정부 이후 대한민국 중고생들은 서열, 즉 학교별 개인별 줄 세우기가 극심해졌다. 대전 여고생도 그런 서열화의 전형적인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다. 마치 수능점수 한두 개 차이로 인생이 달라지고 가령 ‘IN 서울 대학(서울시 지역에 위치한 대학)’이나 지방 국립대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인간 취급도 못 받을 것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9일 오후 8시쯤 대전 중구 대종로의 한 건물 부근 바닥에 여고생 2명이 쓰러져 행인의 신고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들은 16세 같은 고등학교 1학년생이며, 이들이 떨어진 주변에서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라는 글과 함께 신변비관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 두 명의 대전 여고생 사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 누군가의 나쁜 짓에 의해 불행한 순간을 맞은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꼼꼼한 조사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대전 여고생이 유서를 남긴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일단은 경찰은 전자의 경우에 더 비중을 두고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대전 여고생들 뭔일이라냐? 어린 청춘들이 가서 가슴이 메어져 오네”, “대전 여고생들아 공부는 안 해도 얼마든지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단다”, “대전 여고생의 비극, 높은 가치, 편한 삶, 극단적 경쟁, 어긋난 민주주의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대전 여고생아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 사회는 정치권과 기득권층이 만들어놓은 재벌 세습, 학벌 세습 때문이다. 대전 여고생은 아무리 공부해도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갔음을 다시 한번 몸으로 증명했다. 점수만 딸 줄 알지 상식을 모르는 판사가 나오는 세상 암울하다. 명복을 비는 수밖에 없구나”, “아 대전 여고생들아. 젊은 꽃잎들이 먼저 떨어지는 것은 좋은 나라의 풍토가 아니다. 이런 일이 언제쯤 수그러들까” 등 비통한 기분을 드러냈다. 정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