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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 기러기아빠, 그렇다고 귀감은 아니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03.2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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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는데 깡통전세 기러기아빠의 꿈같은 로또 얘기가 귀를 솔깃하게 한다. 어른들은 흔히 아이들에게 요행을 바라지 말고 성실하게 앞날을 개척하라고 조언하다. 그 말은 백번을 강조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깡통전세 기러기아빠로 알려진 중년 아저씨도 그런 가르침을 받고 살아왔을 터. 그러나 세상일이란 게 어디 열심히만 한다고 제 뜻대로 되던가? 화제의 중심에 선 장 아무개 씨가 깡통전세 기러기 아빠가 된 사연을 봐도 그렇다. 장씨 가 본인의 신분을 밝히진 않았지만 그는 생산 공정에 참여하는 근로자로서 그저 몸을 아끼지 않고 가족을 위해 근무하던 가장이요, 전세 임차인이었다.

▲ 깡통전세를 계약한 탓에 빚이 4억이나 돼 기러기아빠 생활을 감내해야 했던 한 가장이 로또 1등에 당첨된 사실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깡통전세는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 너무 높아 맡겨뒀던 돈의 일부를 받기 어려운 것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그가 깡통전세 기러기 아빠가 된 사연을 간략히 접하면 이 시대의 아빠와 남편들의 애환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깡통전세 때문에 그가 짊어져야 했던 부채의 규모는 일산 서민으로서는 상당히 많은 4억! 그런 연유로 가족 구성원들과 떨어져서 살아야 했다고 깡통전세 기러기 아빠는 지나간 설움을 내비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뽕짝 가수 송대관의 노래 가사처럼 가족과의 그리움을 안고 지방근무를 지속해야 했던 이 깡통전세 기러기 아빠에게도 한순간 햇살이 쏟아지듯이 들이비쳤다. 그리고 이 기러기 아빠의 이마와 가슴에 쏟아져내린 빛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12억이 훨씬 넘는 돈이 거짓말같이 굴러들어왔기 때문이다. 때때로 지하철역 부근 또는 동네 슈퍼에서 로또를 구입하는 일확천금 기대자들에게 깡통전세 기러기 아빠의 1등 당첨 얘기는 “나도 언젠가 그런 환호성을 지를지도 모른다”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로또는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오는 상이 아닐까?

한편 21일 발표된 로또 642회 1등 당첨은 12명이며 그 중 한 명인 장 아무개씨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를 계약했다가 부채가 약 4억원에 달해 그 때문에 기러기아빠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지방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생활해왔는데 이번에 로또 당첨급 12억5146만원을 받아 경제적 어려움을 다 해결하게 됐다.

누리꾼들은 “깡통전세 기러기 아빠 축하 만땅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고 했죠. 전생에 기러기 아빠께서 복을 많이 쌓으신듯해요” “깡통전세 기러기 아빠 기사는 얼핏 감동적인 가십으로 보이는 것 같지만 빚내서 대출받은 사람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하는 광고와도 같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깡통전세 기러기 아빠와 같은 쾌재를 부른 경우가 몇 번이나 있었는지를 곰곰이 돌이켜보면 답이 보인다. 로또 살 돈 있으면 애들 아이스크림이나 몇 개 더 사줘라” “깡통전세 기러기 아빠 보니 뭔 사억씩이나 빚을 냈대요? 그리고 돈에 눈이 먼 복덕방을 만났군요” 등 분분한 의견을 보였다. 조승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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