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잔혹동시가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일단 초등생 잔혹동시가 실린 동시집 책을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회수 폐기 처분키로 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초등생 잔혹동시를 쓴 학생의 학부모가 환수 및 폐기 처분에 반발하고 있는 점이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기도 하다. 초등생 잔혹동시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 등의 이슈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단순히 초등생 잔혹동시에 담긴 표현의 잔혹성이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을 뿐인 듯하다. 부모들의 성화에 휘둘린 나머지 공부에 지친 어린이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했다는 평가도 있고, 문학비평 자료로 삼을만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초등생 잔혹동시 관련 논란의 핵심은 아니다.

많은 이들은 초등생 잔혹동시가 전하는 메시지보다는 표현의 잔혹성을 문제 삼고 있을 뿐이다.

문학작품에서는 여러가지 '일탈'이 허용된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담긴 작가의 정신과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과격한 표현이나 비속어가 동원되기도 한다. 사투리가 그대로 용인되는 곳이 문학작품이다. 시의 경우 '시적 허용'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보다 폭넓은 일탈의 자유가 보장된다. 초등생 잔혹동시도 그런 면에서 이해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초등생 잔혹동시의 잔혹한 표현들이 메시지 전달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들어갔다고 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도가 지나치고, 특히 10살 어린이의 표현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잔인한 표현이 들어가 있다는 점으로 인해 초등생 잔혹동시에 대한 세간의 여론은 그리 곱지 못하다. 초등생 잔혹동시에 담기 메시지와 별개로 표현 방식이 비교육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초등생 잔혹동시에 대해 "뛰어난 감수성" "초등생 잔혹동시 읽고 부끄러워졌다." "초등생 잔혹동시 읽으니 가슴 아프다."라는 반응을 남긴 누리꾼들도 있다. 하지만 대개의 누리꾼들은 초등생 잔혹동시에 나타난 표현의 잔혹성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이런 초등생 잔혹동시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나?" "아무리 그래도..." "화장식 낙서도 저거보단 낫다." "정신세계가 이상하다." "초등생 잔혹동시 같은 시는 싫다." 등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솔로 강아지'란 동시집에 실린 문제의 동시 '학원 가기 싫은 날'은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중략) 엄마를 씹어먹어 (중략) 눈깔을 파먹어 (중략) 심장은 맨 마지막에 먹어' 등의 표현을 담고 있다. 이 동시엔 피묻은 입술로 심장을 들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그린 삽화도 첨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