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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사 두고 기자들 한심?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06.1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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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삼성서울병원은 그 자체의 위상보다 메르스의 2차 온상과 메르스 의사 박 아무개 씨의 투병 이미지가 덧씌워지며 새로운 각도에서 초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 메르스 의사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머물고 있는 유명병원의 현직 의사, 그것도 연세가 많지 않은 30대라는 사실 때문에 무한한 관심의 대상이 됐다. 중앙과 지방 신문은 물론 온갖 인터넷 신문이 이 메르스 의사에 관한 자그마한 변동사항이라도 생기면 앞 다퉈 적어내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다 보니 터진 사고가 바로 오보다.

▲ 메르스 의사

메르스 의사가 안타깝게도 뇌사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참담한 소식이 H일보의 보도에 의해 11일 저녁에 삽시간에 퍼졌다. 누리꾼들은 경악할 수밖에. 그러나 이는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라는 옛 속담을 잊은 수치스러운 실수였다. 메르스 의사의 건강 컨디션이 상당한 악조건에 있는 것은 맞지만 한 생명의 종말을 의미하는 뇌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도 이 메르스 의사는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되는 ‘뇌사’ 단계에 있다는 식으로 부풀려졌고 도하의 다양한 매체는 마치 받아쓰기 경쟁이라도 하듯 이 메르스 의사가 마치 며칠을 넘기 어렵기라도 한 양 떠벌려 기사를 실었다. 누구보다 적확하게 표현해야 할 집단이 아니면 말고 식의 에러를 범한 꼴이 됐다.

메르스 의사의 예에서 보듯 기자에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과오가 발생할 위험은 상존한다. 취재원이 속이거나 취재원과의 의사전달이 불투명할 때는 메르스 의사 뇌사와 같은 엄청난 오보에 직면할 수 있다. 모든 책임은 기자의 대충 취재 즉, 크로스 체크와 반론 청취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탓으로 돌려진다. 사실 메르스 의사 건과 같이 사실에 제한적으로 접근되는 여건이라면 기사 작성에 더욱 신중해야 하고, 때로는 특종과 오보 사이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기사를 과감히 낼 것인지 도박을 해야 한다.

한데 이 메르스 의사에 관해 11일 저녁 벌어진 더 치명적인 실수는 유력 통신사가 화면에 ‘사망’이라는 자막을 도드라지게 써 넣은 것이었다. 메르스 의사 가족은 그렇지 않아도 심란하고 경황이 없을 텐데 무책임하게 시선만 끌고 보자는 매체들의 어긋난 행태는 현대 사회의 추락한 윤리 및 도덕의식을 엿보이게 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11일 한 매체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치료를 받는 삼성서울병원 의사(38)가 뇌사상태라고 보도하자 또 한 매체는 이미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후 온갖 매체가 ‘뇌사’ 기사를 냈지만 11일 오후 9시가 다 되어가는 즈음에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1일 “35번 환자가 뇌사상태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생명이 위독하지 않음을 주치의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환자의 상태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환자가족을 포함한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한 데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메르스 의사, 기자가 fact도 확인않고 쓰는 게 기자야?” “메르스 의사 얘기, 언론사도 기자도 도찐개찐. 동네 이장이 더 낫겠다” “메르스 의사의 사람 목숨을 다루는 일에 어찌 그런 경망스럽게 함부로 내갈긴데요? 손해배상감 아닌가” “메르스 의사 살아계셔서 다행이군요. 그런데 기레기들 너무하네 진짜” “메르스 의사 보도, 아잉 몰라 아님 말고?” “메르스 의사에 관해 쓰는 걸 보니 언론에도 분리배출 할 분량이 꽤 많네.”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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