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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부부사망, 웰다잉에 대한 고찰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06.1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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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부부사망이 온라안에서 커다란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한 날 한시는 아니지만 동일한 의학적 원인으로 비슷한 시기에 하늘나라로 떠난 메르스 부부사망 얘기는 사람 일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옛말을 실감나게 한다. 인간의 삶에 관한 문제는 생사고락으로 표현되며 거기에는 죽음에 관한 내용도 분명히 포함돼 있다. 팔순의 고령에 맞은 메르스 부부사망은 고 권정생 동화작가가 유언장에 적은 웰다잉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부군을 병간호할 당시 감염된 메르스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한 아내가 며칠 못 가서 먼 길을 동행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8일, 충남대병원 음압병실에서 치료받는 메르스 82번 환자가 사망했다. 80대 초반의 여성인 이 사망자는 지난 3일 사망한 36번 환자의 아내였다. 82번 환자는 지난달 28~30일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남편 병간호를 하다 16번 환자에 의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고혈압, 폐렴 등을 앓고 있었다. 안타까운 것은 이 메르스 부부의 자녀 등 가족은 감염이 우려돼 자택격리 상태여서 부모 임종을 하지 못한 것. 물론 아내도 남편 사망 시 먼발치에서 바라봐야만 했다.

메르스 부부사망을 보면 사람은 늙기 전에 유언장 하나쯤은 써 놓는 것도 좋다는 생각에 이른다. 권정생 선생은 메르스 부부사망과 달리 “앞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어쩌랴. 사는 것도 문제이지만 죽는 것도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죽음이고 메르스 부부사망도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인기 TV 프로그램 ‘백년손님’에서 울진 후포리에 사는 남서방의 장인은 아내와 한날한시에 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15일 간격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메르스 부부사망도 한 날은 아니지만 시간적으로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사회 일각에서 불고 있는 웰다잉(준비된 죽음, 품위있게 마무리하는 죽음)과는 차원이 달라 아쉬움을 남긴다. 결과적으로 참으로 아쉬움이 진하게 남은 건 메르스 부부사망이 이토록 빨리 일어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것. 메르스 부부사망에서 남편은 확진되기 이틀 전인 3일에 이미 이승을 뜬 상황이었다. 그 얘기는 지난달 30일까지 3일 정도 부부가 각각 환자와 도우미로 같은 공간에 함께 머물다가 같은 병실 입원자인 마흔 살의 메르스 확진자(16번) 때문에, 중동 낙타에서 유래한 메르스에 감염이 되고 말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르스 부부사망을 전해들은 누리꾼들은 “복지부나 대통령은 제발 괜찮다고만 하지 말고 메르스 부부사망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해라” “메르스 부부사망, 이래도 거듭 감기 수준이라고만 할 것인가” “메르스 부부사망, 부모님 얼굴도 제대로 못 본 자식들 억장이 무너지겠네” “메르스 부부사망, 부모를 황망하게 보낸 자식 심정은 말로 표현해 무엇하랴. 21세기에 영문도 모르고 잡지도 못하는 돌림병이라” “메르스 부부사망은 16번 마흔살 아저씨의 정보를 미리 알려줬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을” “메르스 부부사망을 보니, 복지부가 대구시장처럼 선제적으로 철저하게 대처 못한 것이 너무 티가 난다” 등 구구절절한 얘기들을 풀어놨다. 이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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