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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무사 길태미,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12.0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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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악역 또 탄생?

고려무사 길태미의 존재감이 확고하다. 길태미의 매력에 푹 빠진 누리꾼들은 ‘제발 살려달라’며 이례적인 청원을 넣기도 했다.

악역이지만 왠지 밉지가 않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고려무사 길태미의 매력, 이 치명적인 늪이 길태미를 연기하는 박혁권의 연기력에 새삼 눈을 돌리게 한다.

박혁권의 1인2역이 첫 등장했을 당시 누리꾼들이 약속이나 한 듯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방송캡처

박혁원의 두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비슷한 얼굴의 두 명의 배우가 열연을 펼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던 누리꾼들이다. 비단 분장의 효과뿐이랴. 분명 박혁권은 한 사람인데, 드라마 속 각기 다른 박혁권은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두 사람이었다.

길태미의 인기로 돌아보게 된 박혁권의 카멜레온 연기력, 이는 앞서 ‘미친 연기력’으로 평가됐던 ‘킬미힐미’의 지성을 떠올리게 했다.

박혁권의 연기가 그랬듯 ‘킬미힐미’의 남자주인공 차도현은 무려 7개의 인격을 가진 인물로 묘사됐다. 지성이 아니고서야 누가 제대로 소화할 수 있었을까. 개성마저 뚜렷했던 7개의 인격, 이를 지성은 박혁권만큼이나 완벽히 소화해냈다.

본래 인격 차도현과 거칠고 충동적인 성향의 신세기 그리고 걸쭉한 사투리의 폭탄 전문가,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고등학생, 심지어 발랄하기 그지없는 여고생의 인격까지, 하나의 캐릭터에도 집중하기 어려운 드라마 환경에서 지성은 보란 듯이 미친 연기력을 발산했다. 따지고 보면 여기에 박혁권이 도전장을 내밀었던 셈이다.

사실 박혁권에 앞서 한 드라마 속에서 일인 다역을 소화해낸 배우는 꽤 많다.

‘킬미힐미’의 대항마로 분류됐던 ‘하이드지킬나’의 현빈 또한 까칠남과 순수남의 이중인격을 연기하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박혁권 1인2역만큼 확연히 달랐던 두 개의 캐릭터, 이는 지성과의 연기 비교라는 덤의 재미까지 안겨주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였다.

‘후아유-학교 2015’의 김소현 또한 만만치 않았다. 드라마 속에서 미묘하게 다른 눈빛과 말투로 쌍둥이 자매를 매끄럽게 소화해냈던 김소현이다. 웬만한 눈썰미를 가진 시청자들이 아니고서야 눈치 채지 못했던 미세한 헤어스타일의 변화, 이 것 외에 두 명의 쌍둥이 자매를 구분해주는 건 철저히 김소현 연기력의 몫이었다.

가장 최근 종영한 ‘가면’에서도 박혁권 못지않은 열연은 빛났다. 하나의 얼굴, 두 개의 인격을 연기한 수애, 표독스러움으로 무장한 재벌녀와 가난에 몸부림치는 백화점 말단 여직원, 이 극과 극의 캐릭터는 박혁권만큼이나 수애의 열연을 빛나게 했다.

웬만한 연기력이 아니면 도전하기 힘든 일인 다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혁권은 첫 등장부터 호평을 쏟아내게 했다.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된 박혁권, 그의 진가가 고려무사 길태미의 인기를 통해 다시금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종영한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는 드라마 속 악역 연민정이 초유의 인기를 끌며 화제를 모았다.

오로지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 친모를 버리고 고아 행세를 했던 연민정, 고려무사 길태미 못지않은 이 악녀 캐릭터는 자신이 낳은 아이마저 나 몰라라 하는 비정한 어미의 모습까지 덧입으며 애청자들을 뒷목 잡게 했다.

드라마 속 악녀들에게 존재했던 1%의 인간미도 발견할 수 없었던 연민정의 행각은 매회 시청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며 절로 욕지거리를 내뱉게 했다.

허나 결과는 이대 이상이었다. 연민정의 악행에 중독된 듯 드라마 말미, 오히려 시청자들은 장보리보다 연민정에 더 열광했다.

고려무사 길태미의 인기도 이와 절묘하게 오버랩 된다. 악역이 확실하건만 오히려 응원하게 되는 이상한 현상, 이것도 다 고려무사 길태미를 연기하는 박혁권의 능력 아닐까.

한편 30일,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연출 신경수) 17회에서 이방원은 민제(조영진) 등 해동갑족 일당을 홍인방 아닌 아버지 이성계의 편에 끌어들였다.

홍인방은 왕의 군사인 순금부를 움직여 이성계를 초장에 잡으려 했지만 이미 홍인방의 속을 꿰뚫고 있는 정도전과 이성계 측은 왕의 교지를 들고 길태미의 집에 먼저 쳐들어갔다.

이때 책략사 정도전의 발언이 눈길을 모았다.

정도전은 길태미를 한 번에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길태미가 한 번에 70명을 몰살시킨 전력도 있다”라며 전설에 가까운 무사 길태미의 무술 실력을 언급했다.

홍인방 또한 사돈인 길태미가 이 난국에서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전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길태미의 매력에 빠진 시청자들은 예견된 길태미의 죽음을 부정하며 ‘제발 길태미를 살려달라’ 애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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