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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 논객마당]새해 경제에 대한 기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01.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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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전에 한반도가 통일되고,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통일 한국은 아시아의 군사강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난 2000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2015년의 세계 변화를 예측한 내용 가운데 하나이다. CIA는 당시 ‘글로벌 트렌드 2015’라는 70쪽짜리 보고서를 통해 세계 각국의 정치와 경제, 사회 등을 폭넓게 예측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정보기관인 CIA의 예측도 모두 적중한 것은 아니다. 완전히 빗나간 예측도 많았다. 절반은 들어맞고 절반은 빗나간 부문도 있다. 남북 통일을 예견한 것은 과녁을 완전히 빗나갔다. 경제 예측 역시 CIA의 세계 변화나 날씨의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측한대로 들어맞지 않는다. 한 달 뒤 날씨가 맑을지 흐릴지, 비가 올지 눈이 올지 알 수 없는 것처럼 경제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오늘 일어날 일도 무한히 많은 변수, 모든 변동 요인을 알 수 없는 탓이다. 이런 만큼 ‘과거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가 핵심 개념인 ‘랜덤워크 이론’을 믿는 게 더 정확할 때가 있다는 얘기다.

 

희망찬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지난해 성장률 3% 달성에 실패한 우리 경제의 2016년 전망은 여전히 잿빛이다. 국내외 민간기관의 성장률 전망은 비교적 어두운 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 한국경제연구원은 2.6%, LG경제연구원은 2.5%를 각각 전망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전망은 암울한 수준이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2.5%, 미국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 스위스은행 UBS는 모두 2.4% 성장을 내다봤다. 이 같은 잿빛 전망은 미 금리인상 시행에 따른 금융 충격,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국제 유가 하락이라는 외환(外患) 요인과 부동산경기의 냉각, 가계와 기업 부분의 과잉부채 부담, 구조개혁 지연, 선거철을 맞은 정쟁 가열 등 내우(內憂)의 요인이 얽히고설켜 있는 탓이다. 내우외환이 ‘퍼펙트 스톰’(동시다발적인 폭풍)으로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는 형국이다.

반론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6년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전망치도 각각 3.1%, 3.2%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2016년에 성장률 3.0%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에만 2.7%로 잠시 성장이 정체됐을뿐 3%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다. 내우외환의 요인이 우리 경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서 보듯 한국은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최고로 평가될 정도로 경제 펀더멘탈(기초여건)이 양호하다. 이런 위험 요인들은 리스크 영역으로 관리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 우리 경제가 순풍을 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파국을 맞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도 아니다. 미국을 뺀 대부분의 선진국과 신흥국들에 비하면 한국 경제가 선방(善防)을 하고 있는 편이다.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 조정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 국민들은 위기 때면 오히려 더 단결해 난국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당시에도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온 국민들이 똘똘 뭉쳐 4년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짧은 기간에 외환 위기를 극복해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이번에도 화합과 협력으로 돌파하면 재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내적으로 구조개혁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등 경제활성화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한편 저성장 국면에 대응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내수를 키워야 한다. 현재 한국의 많은 기업은 몸집을 줄이고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저성장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미국과 영국의 경제 회복,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인도와 베트남 경제의 선방, 새해부터 출범한 인구 6억 명의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전망이다. 외환위기 당시의 절박한 위기 의식으로 재무장해 정파나 이념을 떠나 위기극복에 전력을 기울인다면 2016년은 희망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김규환 서울신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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