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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강진, 자연이 뿔났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04.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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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거대한 분노 앞에 인간은 얼마나 무기력해지는 걸까. 구마모토 강진이 일본 열도를 휘청대게 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벌어진 또 한 번의 비극, 가까워서 더욱 체감되는 구마모토 강진의 공포다.

14일 밤과 15일 새벽에 걸쳐 일본 규슈 구마모토 현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대 규모의 지진이다. 이번 강진으로 구마모토 현의 수많은 가옥이 내려앉고 도로 곳곳이 끊어졌다. 현장 여기저기에서는 사람이 매몰됐다는 구조요청이 속출했다.

구마모토 강진의 피해는 일본의 3대 명성으로 꼽히는 구마모토성의 성벽까지 일부 무너져 내렸다는 보도가 더해지며 비극성을 높였다. 구마모토 강진으로 인해 집계된 사망자는 지금까지 총 9명, 설상가상 부상자는 천여 명을 웃도는 상황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동일본 대지진을 참사이게 했던 원전과 쓰나미 피해는 이번 구마모토 강진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500여 곳의 피난소에 약 4만 여명이 대피한 상태다. 일본 기상청은 여진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경고했다.

‘모든 것을 집어 삼킨다’, 지난 2014년 여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인투 더 스톰’의 카피다. 강력한 토네이도가 어떤 재앙을 불러오는지를 블록버스터급 스케일로 생생히 보여줬던 영화, 실제로 이러한 재앙은 현실에서도 종종 보고돼 왔다.

일찍이 초강력 토네이도는 미국 버지니아 주와 플로리다 주,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와 보스턴 지역을 강타했다. 국내에서도 몇 년 전, 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일산 토네이도 ‘용오름 현상’이 포착돼 화제를 뿌린 바 있다.

구마모토 강진이 그렇듯 인류를 무력하게 만드는 거대 자연재해는 이제 더 이상 영화 속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4년 12월, 필리핀 마닐라 남동쪽 약 550km의 동사마르주 돌로레스에 상륙한 태풍 ‘하구핏’이 루손섬 남동부 비콜반도의 마스바테 주를 강타했다. 그해 들어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꼽혔던 하구핏, 이것에 직격탄을 맞은 사마르 섬은 아름드리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나뒹굴고 상당수 민가의 지붕이 돌풍에 날아가는 등 곳곳이 아비규환이 됐다.

특히 타클로반과 인근 사마르섬 곳곳은 지난 2013년 11월 슈퍼태풍 하이옌에 의해 7천3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바 있다. 또 한 번 밀어닥친 태풍 피해로 정전사태까지 발생하며 이곳 주민들은 다시금 공포에 떨어야 했다.

어디 이뿐일까. 구마모토 강진으로 돌아보게 된 자연의 분노는 지난해 4월에도 한차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당시 네팔 카트만두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2주가 넘었을 무렵 사망자수가 8000명에 이르렀던 네팔 지진, 이는 결국 1만여 명의 사상자를 내며 전 세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구마모토 강진 못지않은 비극은 대만까지 덮쳤다. 지난 2월 6일 오전 3시57분께,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시에서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의 지진으로 인해 인근 타이난(台南)에서는 건물 5채가 무너져 내렸다.

이후 대만 정부는 구조대원 2천648명과 차량 751대, 구조견 13마리를 활용해 적극적인 구조 활동을 벌였다. 당시 언론은 “실종자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판명되면 1999년 규모 7.6의 대지진으로 2천400여 명이 사망한 이후, 17년 만에 최대 희생자를 낸 지진 사고로 기록된다”고 보도하며 충격을 안겼다.

누가 뭐래도 눈부신 문명의 발전을 이룩했다 자부할 수 있는 현대인들이다. 막연히 상상만 하던 것들이 어느 순간 짠하고 현실이 되고 덩달아 인간의 삶은 과거보다 훨씬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구마모토 강진과 같은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은 여전히 무력하기만 하다. 아무리 발버둥을 친들 하늘과 땅의 분노 앞에서 인간은 여전히 미물에 불과한 걸까. 구마모토 강진이 다시금 자연의 위력에 고개를 숙이게 했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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