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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공무원, 누굴 탓하랴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06.0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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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곡성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모두가 할 말을 잃은 눈치다.

청천날벼락은 지난달 31일 오후 9시 48분께 곡성 공무원의 가족을 덮쳤다. 이날 야근을 마치고 퇴근길에 올랐던 곡성 공무원 양모(40)씨는 북구 오치동 한 아파트를 지나던 중 20층 복도에서 투신한 대학생 A(26)씨와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이날의 사고로 A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으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양씨는 이날 새벽 결국 숨을 거뒀다.

이날 사고로 숨진 양씨는 전남 곡성군청 홍보실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야근을 하며 평소보다 늦게 퇴근한 양씨는 자신을 마중 나온 가족과 함께 귀가하다 변을 당했다. 양씨와 함께 있던 만삭의 아내와 6살 아들은 그와 조금 떨어져 걷고 있었기에 사고를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이없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곡성 공무원, 그는 2008년 9급 공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처가가 있는 곡성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보 담당 직원으로 근무하며 어느 누구보다 곡성 알리기에 앞장섰다는 양씨, 실제로도 곡성 공무원 양씨는 지난해 말 홍보 유공을 인정받아 전남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어디 이뿐일까. 곡성 공무원 양씨는 지난 2011년 10월에 '일 잘하는 공무원'으로 군수 표창을 받는가 하면 2014년 6월에는 '군정 발전 유공'으로 군수 표창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고가 난 당일에도 곡성을 알릴 보도 자료와 소식지를 제작하기 위해 야근을 했다는 양씨, 그의 성실함이 결국 변으로 이어졌던 셈이다.

곡성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과 더불어 누리꾼들은 투신자살한 A씨에게도 시선을 돌리고 있는 중이다. 광주의 한 국립대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는 A씨, 그는 자신이 뛰어내린 아파트 20층에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공무원 시험 준비가 힘들다. 사회적 열등감을 느꼈다”는 등 비관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숨진 A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은 없다. 하지만 양씨가 범죄 피해자라는 것이 명백해질 경우 보험이나 순직처리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래저래 안타까운 사안이 아닐 수 없다. 20대의 창창한 나이에 스스로 생을 저버린 A씨와 눈 깜짝 할 새 어이없이 목숨을 빼앗긴 양씨 그리고 출산을 코앞에 둔 시점에 남편을 잃어버린 아내와 아버지의 죽음을 코앞에서 목격한 여섯 살배기 아들, 누구 하나 피해자가 아닌 이들이 없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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