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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패러디, 반전과 전복의 의미창출이 주는 씁쓸함에 대하여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0.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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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패러디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졸지에 대통령보다 더 유명한 인물이 되어버린 최순실, 허를 찌르는 풍자의 강도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한 패러디가 한두 개가 아니다.

패러디의 힘과 재미는 이러한 ‘반전과 전복을 통한 새로운 의미 창출’에 있다. 대개의 패러디가 유발하는 웃음이 허를 찌르는 짜릿하고 통쾌한 웃음으로 변모되는 이유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패러디 역시 정치의 한 영역이다. 누군가의 대중이 그 방향과 틀을 제공하면 그에 응한 다수의 대중들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위정자의 잘못을 웃음으로 풀어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패러디를 통해 잘못을 저지른 누군가는 자신의 태도에 경각심을 가지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마음가짐을 얻을 수도 있다. 쉽게 말해 패러디를 통해 위정자는 대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는 최순실 패러디 또한 이러한 맥락아닐까.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고 있는 최순실 패러디, 그녀는 이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어떤 결심을 굳히게 될까.

혹자는 최순실 패러디를 두고 “분노에서부터 시작된 패러디는 당장은 조롱과 헛웃음을 자아낸다. 허나 오래 남은 뒷맛은 서글픔뿐이다”라고 평했다. 서글픈 뒷맛을 남긴 최순실 패러디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눈에 띈 최순실 패러디는 MBC ‘무한도전’의 한 장면에서 시작됐다. ‘나는 자연인이다’ 편에서 두메산골 속 세상과 담 쌓고 사는 더벅머리 총각을 연기한 정준하, 그가 뜬금없이 “대통령은… 지금 누구예요?”라고 묻는다. 박근혜 대통령을 꼭두각시처럼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지금의 사태를 절묘하게 대변해주는 정준하의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최순실 패러디는 ‘내가 조선의 국모다!’라는 문구와 함께 합성된 최순실의 모습에서 또 한 번 허탈함을 자아냈다. 드라마 ‘명성황후’의 유명한 대사를 차용한 최순실 패러디, 이는 한 누리꾼이 정성스럽게 쓴 손 글씨 ‘어디선가 대통령을 하고 있을 너에게’로 씁쓸함의 정점을 찍었다.

최순실 패러디는 또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헤비메탈 그룹 메탈리카(Metallica)의 앨범재킷 ‘Master of Puppets(꼭두각시 조종자)’를 패러디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앨범의 재킷 이미지에는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꼭두각시 인형을 조정하고 있는 최순실의 모습이 등장한다. 모자이크로 얼굴을 가린 꼭두각시가 누구인지는 모두가 알 터다.

또 다른 패러디에서는 선글라스를 머리에 얹은 최순실이 토끼 옆에 앉아 자상하게 빨간펜 첨삭지도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는 “최순실은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걸 가장 좋아했다"는 측근의 주장을 신랄하게 풍자하며 최순실 패러디의 빠질 수 없는 볼거리로 자리잡았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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