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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공주전, 진실이 참담할수록 비꼼은 허를 찌르고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1.0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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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대나무숲’에 ‘공주전’이라는 창작 소설이 게재돼 핫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등학교 문학책에서 봤을 법한 익숙한 필체의 창작 고전소설 공주전, 맛깔스러운 필력 아래 절묘하게 오버랩 되는 현 상황은 연신 공주전을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게 했다.

연세대 공주전에는 어린시절부터 많은 이들에게 ‘공주’라 불렸던 여인이 등장한다. 연세대 공주전 속 여인은 “닭씨 성을 가지고 닭과 비슷한 지력을 지녔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다분히 누군가를 연상케 하는 상황, 급기야 연세대 공주전은 “공주의 자태가 매우 고결하여 저잣거리에서 흔히 파는 어묵을 먹는 방법을 몰라서 먹지를 못했다. 또 공주는 자기보다 신분이 낮은 백성들이 악수를 청하면 겸허히 물러서서 손을 뒤로 빼는 등 공주로서의 위용을 잃지 않았다”는 설명을 더하며 풍자의 서막을 열었다.

이렇게 시작된 연세대 공주전에는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을 묘사한 듯한 ‘무당 최씨’도 등장한다. 모친이 꿈에 나타난다 하며 공주를 현혹시킨 무당 최씨, 그의 등장은 “소인은 약간의 도술을 부릴 줄 안다. 공주께서는 유체를 이탈하는 화술을 지니셨으니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새로운 세상, 즉 新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대목에서 또 한 번 풍자의 정점을 찍었다.

이어 연세대 공주전에는 최태민에 이어 그의 딸 최순실을 상징하는 듯한 인물도 연이어 등장한다. 무당 최씨가 딸 시리를 불러 “공주는 참으로 순수한 뇌를 지녀서 네가 보좌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라 말하며 눈을 감았고 이어 부친의 뜻에 따라 공주와 가까이 지내게된 시리는 급기야 공주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한다는 게 연세대 공주전의 내용이다.

이렇게 이어진 연세대 공주전은 세월호 참사를 풍자하는 대목에서 또 한 번 필력에 감탄하게 했다. “공주가 푸른 기와집으로 거처를 옮긴 지 이 년이 흘렀을 무렵, 여객선이 침몰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무녀는 덕국(德國)에 머물고 있었다. 이에 시차로 인해 아직 자고 있을 무녀가 깨기만을 기다리던 공주는 참사에 대한 대책 마련 대신 끊임없이 빨간펜을 세우는 기술을 갈고 닦았다. 특히 공주는 참사 구조 작업을 의뭉스럽게 방해하며 수많은 음모론을 탄생시키기까지 했다. 이후 공주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해경의 해체라는 전무후무한 비책을 내놓아 뭇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는 대목은 연세대 공주전을 읽는 이들로 하여금 세월호 참사 당시를 떠올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연세대 공주전은 “이후 공주가 무녀를 위해 여러 재단을 세우고 이를 위해 횡령한 국고가 수천억 원대에 이르며 바야흐로 ‘순실의 시대’가 도래했다. 또 공주는 부친의 뜻을 받들어 왜국과 굴욕적 협상을 맺었으며 심지어는 물대포를 가격하여 사람을 죽이기도 했다”는 대목으로 최순실 사태가 세간을 들썩이게 하는 현 상황을 제대로 풍자해 씁쓸함을 자아냈다.

허를 찌른 풍자의 연세대 공주전은 “이러한 최씨 일가의 농간은 손(孫)씨 성을 가진 의로운 선비와 그를 따르는 선비들에 의해 특종으로 내보내졌다. 이에 세간 사람들이 비로소 공주와 최씨 일가의 농간을 눈치 채고 경악하는 한편 의로운 선비들 및 사상 최초로 민심을 하나로 모은 공주의 깊은 뜻을 찬탄해 마지않았다”라는 대목으로 손석희를 연상시키는 인물까지 등장시키며 결말을 맺었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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