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하루 인터넷을 도배질하다시피 했다. 이 날 SNS에서는 '유시민을 총리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동시에 다음 '아고라'의 청원 코너에서 유시민 전 장관을 책임총리로 추대하는 서명 운동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글들이 어지럽게 나돌았다. 이 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의장에게 여야가 합의해 책임총리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요구한 직후부터 벌어진 일이다.
누리꾼들의 소개대로 이날 다음 '아고라'의 '청원' 코너에서는 유시민 전 장관의 총리 후보자 추대를 위한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열정 소년'이라는 누리꾼이 발의한 이 서명운동은 이 날부터 4일 동안 100만명의 서명을 받겠다는 야심찬 계획 하에 진행되고 있다.
유승민 전 장관의 총리 추대 움직임은 그의 인기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감 크기에 비례해 급증하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그 배경은 요즘 잘 나가는 JTBC의 TV 프로그램인 '썰전'에서 펼쳐지고 있는 유시민 전 장관의 맹활약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유시민 전 장관은 전원책 변호사와 찰떡 같은 궁합을 선보이며 코믹한 말투로 현 시국에 대한 풍자를 펼치고 있다.
유시민 전원책 두 사람은 때론 어리버리한 '덤 앤 더머'처럼 시청자들을 웃기는 한편, 때론 날카로운 풍자가 담긴 촌철살인의 비판으로 현 시국을 비평하고 있다.
유시민 전원책 두 사람의 호흡 일치와 높은 인기로 인해 '썰전'은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답지 않게 고공의 시청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닐슨 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썰전'의 시청률은 9.287%까지 치솟았다. 요즘의 최순실 사태를 업고 시원한 풍자가 넘치는 '썰전'이 인기몰이를 이어간데 따른 결과다.
이 날 '썰전'이 기록한 시청률은 같은 시간대의 모든 채널(지상파 3사 포함)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것이었다. 케이블방송 업계에서는 시청률 1%를 '마의 장벽'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상파 외의 채널에서 1% 이상의 시청률을 건져올리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유시민 전 장관의 대중적 인기도 덩달아 솟구치고 있다. 그러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급기야 유시민 전 장관을 책임총리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유시민 전 장관 총리 추대를 위한 서명 코너에서는 누리꾼들이 서명과 함께 각종 의견을 올리고 있다. 그 내용은 "유시민 국무총리가 답" "온 우주의 기운을 담아서 서명" 등이다.
이안나 기자